2025.02.05. 수
어제오늘 손님 진-짜 없어서 오늘은 진짜 판 깔고 놀아버린 하루.
그래도 오늘 일찍 나와서 택배도 보냈고요! 금요일에는 온라인 사진 찍으려고 파티룸도 예약함! (온라인 뿌신다 진짜....) 사진 찍겠다고 공간 대여해 보는 것은 처음인데요, 사실 플로팅 건물 2층에 파티룸이 오픈했습니다! 오전 시간 대여는 저렴해서 근처 사장님들이랑 다 같이 모여 사진을 찍기로!! 파티룸 이름은 연남 38입니다. 파티하실 일 있으시다면 연남 38 어떠신가요. 바로 앞에 쌀국수 맛집 옥자도 있고요, 좀 더 이븐하고 우아한 식사를 원하신다면 매우 합리적인 가격에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도부도 엎어지면 코 닿습니다. 갓성비 오마카세로 유명한 토라에몽이 또 바로 옆집이죠! 아/점/저 세끼 다 맛깔나게 해결 가능-! 겸사겸사 플로팅도 슬쩍 둘러봐 주시면 감사하겠고요?! (ㅋㅋㅋ) 파티룸 연남 38은 브라이덜샤워 패키지로 예약하면 드레스랑 구두까지 대여해 주신다고 합니다 (지인 아님, 광고 아님).
그런데 생각해 보면 행복은 정말 멀리에 있지 않은 것 같다. 행복은 항상 아주 사소한 것으로부터 온다. 첫 번째 손님이 빈 손으로 나가지 않고 뭐라도 사가실 때, 생각지도 않았던 온라인 주문이 들어왔을 때, 장사 안 되는 날 근처 사장님들이랑 쓸데없는 수다를 떨며 깔깔 웃을 때, 나는 이럴 때 행복하다고 느낀다. 얼마 전 친구와 이런 이야기를 했다. "행복은 정말 돈이랑은 상관없는 것 같아. 행복 빼고 전부 돈으로 사야 한다는 게 문제지."
그런데 생각해 보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행복을 하루에도 몇 번씩 느끼고 누리며 사는 내 삶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오늘도 행복한 순간이 얼마나 많았던지. 출근하자마자 한 일이 온라인 택배를 보내는 것이었다니, 이건 마치 기적 같고, 첫 손님이 물건을 손에 쥐고 계산대로 걸어오시던 순간에도, 아랫집 강아지랑 신나게 뛰어놀던 시간에도, 새로 산 젤리가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을 때도, 오후 무렵 근처 사장님들과 붕어빵을 먹으며 해가 지는 줄도 모른 채 맘껏 수다를 떨던 시간에도, 나는 아낌없이 행복했다. 오늘 하루 내가 번 돈은 2만 원 남짓뿐이지만, 그럼에도 오늘은 나에게 더할 나위 없는 하루가 되었다. 그러니까 역시, 당장에 부자가 되는 꿈보다는, 이런 작은 행복을 오래오래 잃지 않기를 꿈꾸기로 한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의 나는 행복했다. 나는 정말이지, 이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