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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일못이 바로 나였다고?

2025.02.21. 금

by 감우

지난주부터 평일에도 제법 많은 손님들이 플로팅을 찾아 주시고 있다. 평일은 주말에 비해 손님이 적은 반면 구매 전환율은 비교적 높은 편인데, 2월 초반 평일 매출은 암울 그 자체더니만, 지난주부터 이상하다 싶을 만큼 손님이 늘었고, 새로운 거래 제안이 들어오기도 하는 등 이슈가 많아진 상황. 플로팅 초반 거래 하나를 트기 위해 이곳저곳을 들쑤시며 읍소하던 시간들을 생각해 보면 꽤 자리를 잡았구나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대신 손님이 많으면 잡무 처리할 시간이 부족해지므로 오늘 하려던 일을 한 개도 못 했다는... 그래도 오늘은 진짜 칼퇴해야지. 이번 주 너무 야근을 많이 했어.


일기에 걱정과 불안을 털어낸 뒤로 나는 다시 살아났다. 언제 그렇게 고민거리가 있었냐는 듯 여러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시작했고, 덩달아 하고 싶은 일도 많아졌다. 역시 공개 일기의 순기능은 나로 인해 증명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요! 그나저나 2025년은 심각할 정도로 책을 못 읽고 있다. 독서모임이라도 없었으면 정말 한 권도 못 읽었을 수도.


오늘 플로팅 인스타 피드를 올리며 "읽는 사람의 쓰기에 대한 욕구는 본능과도 같습니다."라는 문장을 썼는데, 이것은 정말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안 읽으면 안 써져요. 정말로. 아무튼 이번 달도 오직 모임 책만을 붙들고 아직도 완독을 못 하고 있는 실정인데, 이달의 모임책은 바로 <휴식의 말들>이다. 솔직히 맘 잡고 읽으면 하루만에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글밥도 적고 술술 읽히는 책인데, 너무 내 스타일이 아니라 좀 아쉽다. 모임 책이 아니었다면 사지도 않았겠지만, 혹시 샀더라도 앞부분을 조금 읽다 덮어 버렸을 게 분명하다. 나의 취향과 전혀 다른 책을 읽어 볼 기회가 생긴다는 것은 독서 모임의 순기능이기도 하지만, 짧은 인생, 가뜩이나 다독도 못 하는 나 같은 인간이 평생 읽을 책의 총량에서 (내 기준)가치 없는 책에 한 권의 분량을 할애한다는 것은 사실 좀 아깝기도 하다. 나는 병렬독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일단 이 책부터 다 읽고 다음 책을 읽어야지 마음먹었으나 다음 책은 구경도 못한 채로 어느새 벌써 2월 말에 접어들고 말았다.


독서의 양이 급격히 줄어든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매장에서의 30분 독서를 1월부터 아예 못 하고 있기 때문. 회사 다닐 때는 하루 할 일을 딱 정해놓고, 오늘 할 일 끝내면 하루 끝! 하는 게 내 주특기였는데, 자영업자가 되고 일못이 된 것인지 일의 양이 많아진 것인지 확답을 내리지는 못하겠다. 나의 기준으로 야근은 정말이지 일못의 핵심 조건이었는데 어쩌다 이런 야근봇이 되어 버린 건지. 그래도 약간의 변명을 해 보자면 생각지 못한 변수와 일거리들이 부지불식간에 등장하는 터라 정작 하루의 할 일은 손도 못 대고 하루를 마감하는 날이 부지기수다. (꼭 오늘처럼요.) 그럼에도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정말로 노동의 양이 많은 것인지, 내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가 아무리 발악적인 노력을 하더라도 하루를 48시간으로 늘릴 방도는 없으니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인류의 숙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니까 두 발짝쯤 떨어져 나 자신을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속 없이 바쁜 척만 하며 사는 인간은 정말이지 되고 싶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오늘은 무조건 칼퇴닷! 내일부터 일잘로 거듭나겠어!

오늘 인스타에 올린 사진의 일부

번외) 오늘 인스타 업데이트 후 처음으로 20장 꽉 채운 피드를 올려 보았는데, 20장에 텍스트까지 하나하나 적어 넣느라 그것만 한 시간도 더 걸림. 근데 대체 무슨 인스타의 염병인지 조금씩 손 보고 글씨까지 써 둔 20장의 사진을 자그마치 세 번이나 날려먹고 진짜 핸드폰 부실 뻔했습니다. 손님 안 계셨으면 진짜 소리 질렀을 수도.... 우여곡절 끝에 인스타 피드 하나 올리고 나니 3시가 넘어 있더라는.... 알아둬도 쓸데없는 이야기. (혹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놀러오세요, 플로팅 인스타그램으로~!) 플로팅 인스타 바로가기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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