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5. 수
월초는 확실히 정신이 없는 편. 달이 바뀌자마자 주문을 넣어야 하는 거래처부터 카드 결제일을 계산해 10일경 주문을 넣는 거래처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월초가 되면 매일 발주 넣고 상품 고르기를 반복하는 편. 결과적으로는 매일 딱히 이뤄낸 결과물도 없이 하루가 흘러가 버린다.
오늘은 매거진 발주를 넣었고, 포장지 제작 관련 문의 메일을 보냈고, 칠판을 다시 그렸다. 오늘은 책부터 읽고 시작해야지 하며 일찌감치 책을 집어 들었는데 매장에서 30분을 한 호흡으로, 온전히 독서에 집중하기란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어제는 벼르고 벼르던 인스타 광고를 개시했는데, 2월 베스트 상품 피드는 팔로우 유도 광고로, 지난달 새로 들어온 이토야 롤메모지 릴스는 구매 유도 광고로 동시 진행 중. 팔로우 유도 광고의 효율이 특히 좋아 제법 높은 저장 수와 팔로우 수가 착실히 쌓여가고 있다. 이번 달은 구매 유도 광고를 열심히 돌려 볼 생각인데 예산이 허락해 줄지는 잘 모르겠다. 2월 장사가 꽤 잘 되었으므로, 그만큼 빠진 물건이 많아 이번 달은 발주량도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에...!
다음 주 월요일에는 동대문에 가 볼까 싶다. 플로팅은 나름 사부작템으로 몇 가지 아이템을 제작하고 있는데 플리마켓으로 시작되었던 반려돌 플멩이와 문장수집/단어수집 키링은 어느새 플로팅의 시그니처 상품이 되었다. 지금 또 몇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 중인데 하나는 책의 띠지를 업사이클한 연필캡과 책갈피. 사실 이 아이디어는 내가 서점원 시절부터 생각하던 것으로, 나는 책을 사면 그날로 즉시 띠지를 벗겨 버리는데 이게 또 막상 버리려면 찝찝하고 두자니 쓸데없고 그렇거든요.... 하지만 띠지는 코팅지를 사용해 재질이 질기고 어느 정도 방수 효과까지 가지고 있어 아이템을 만든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다만 생각보다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 반해 큰 비용을 받기는 애매한 구석이 있어 망설이며 미뤄두었던 것. 이제는 다시 한번 고민해 봐도 좋을 것 같다.
두 번째로는 민음사 세문집 전용 북커버. 민음사 세문집 시리즈를 좋아하는 편으로, 고전을 구매할 땐 대부분 민음사 세문집 시리즈에서 고르지만, 솔직히 세문집 커버 디자인은 정말 제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게다가 나는 책을 읽을 때 커버가 혼자 겉도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관계로 북커버가 분리되는 양장의 경우는 사자마자 띠지와 함께 커버도 벗겨 버리곤 하는 터라 겉돌지 않는 맞춤 북커버를 만들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이것 또한 생각은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으나 샘플링조차 해 본 적 없고 머릿속에서만 굴리던 아이디어라 이참에 샘플링을 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사실상 지금 내가 새로운 상품을 그것도 내 손으로 만들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전혀 없는 상황이지만, 여유만 생긴다면 바로 진행시킬 수 있을 만큼의 준비를 해 두기 위해 부자재를 보러 갈 생각. 하지만 한편으로는 하루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 콕 박혀 있고 싶기도 하다. 역시 주 6일제 노동자의 삶은 만만치가 않구나.
작년에는 골목 살리기니 플리마켓이니 여러 가지로 나대며 여기저기 뛰어다니기 바빴는데 솔직히 올해는 전의를 좀 상실한 편. 나한테 가중되는 노동량이 너무 많고, 그렇다고 뭘 같이 하기에도 애매한 부분들이 많아 솔직히 그 시간에 그냥 플로팅 일을 하나라도 더 하는 게 낫지 않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슬슬 플로팅 그릇 정리도 해야 하고, 플리마켓은 잘만 활용하면 손님들도 재미있고 나도 즐거운 이벤트가 되기에 고민이 되는 중. 하지만 작년의 일정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피로감이 몰려와 계속 고민만 하는 중. 역시 나는 혼자 일하는 게 적성인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