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9. 토
어제는 갑자기 뭔가에 꽂혀서 하루 기록은 안 하고 헛소리만 하다 끝난 느낌. 오늘은 날이 흐리고 쌀쌀하여 손님이 적을 것을 예상하였지만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손님이 엄청 많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 번씩 터지는 타이밍이 있었던. 내 기억이 맞다면 플로팅에 한 번 방문한 적이 있으신 외국인 손님이 친구를 열 명 가까이 데리고 오셨는데, 외국인들이 바글바글해서인지 지나가던 외국인들도 와르르 따라 들어오는 바람에 잠깐 여기 미국인 줄.
3월의 영업일을 하루 남겨 둔 오늘, 지난달 매출보다 약 1.5배가 더 나왔다. 작년을 생각하면 앞자리가 한 번 바뀌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한 번 점프업 한 이후로는 크게 다시 떨어지지 않았는데, 이달의 매출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플로팅이 한 계단 올라선 것이라 믿고 싶다. 매출이 나름 급증을 하였으니 당연히 기쁘지만, 난리 날 정도의 기쁨은 솔직히 아니다. 왜냐하면 저는 계속 돈이 없고, 이번 달도 수지타산은 마이너스거든요. 그래도 매출이 잘 나온다는 것은 상품 회전율이 높아졌다는 것이고, 더 좋은 물건을 찾아 구매할 여력이 조금 더 확보되었다는 뜻이니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물론 좋은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아직 벌 때가 아니라 쓸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벌 때가 오긴 오는 거 맞...죠...?)
오늘은 출근하자마자 바닥 물청소도 하고, 며칠 전 써 둔 잡무 리스트도 거의 클리어. 꽤나 보람찼던 3월이 끝나가고 있다. 내가 일기를 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플로팅 일기가 없었다면 나는 분명 훨씬 더 많이 흔들리고, 훨씬 더 쉽게 지쳤을 테다. 풀리지 않던 고민들이 일기를 쓰면서 자연스레 풀리기도 하고, 하루의 스트레스도 일기장을 닫는 순간 휘발되어 사라진다. 매일 습관처럼 쓰는 일기이지만, 일기의 순기능들이 문득 체감될 때가 있다. 모든 문제의 답은 결국 내 안에 있었다. 모든 사건과 사고는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180도로 달라지기도 한다. 머리로 생각할 때와 글로 풀어낼 때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되어 나오기도 한다. 그것들은 마치 마법 같아서, 나는 33년 만에야 비로소, 왜 사람들이 일기를 쓰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 일기를 씁시다! 특히나 저처럼, 의논할 동료 없이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고 운영해야 하는 1인 자영업자라면, 일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이왕이면 공개하는 일기를 씁시다! 감정적인 것들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하루가 매우 개운하게 정리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일기만큼은 반드시, 오직 나를 위해 쓰기!
오늘의 결론 : 일기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