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7. 토
또비토. 또 비 오는 토요일! 진짜 몰라서 그러는데 그러니까 지금이 장마인 거죠..? 약간 혼란스러워짐... 다음 주도 내내 비 예보가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일요일인 내일 딱 비 표시가 없길래 지난주처럼 오늘 손님 없고 일요일에 많겠구나 생각하며 출근. 오랜만에 물청소나 해야지 마음먹고 한 시간 일찍 출근해서 대청소 완료. 12시 오픈했는데 한 시 넘어서까지 한 분도 안 들어오심. '아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하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결과적으로 진짜 (개) 바쁜 하루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상품들까지 들어오는 바람에....)
그 와중에 플리마켓 공지도 올렸는데, 이번 달은 참여 신청이 적어 참여 브랜드가 3개 미만이면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사실은 이번 달을 마지막으로 플리마켓을 그만둘 생각이었다. 작년의 내가 꼬리길 플리마켓이라는 것을 기획했던 이유는 아무도 플로팅을 모르고, 아무도 플로팅 인스타를 안 보기 때문에, 거리로라도 나가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거리로 나가 플로팅을 알린다는 의미를 넘어, 플로팅으로서 할 수 있는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생성하고 존재감을 드러낼 명분을 만들기 위함이 컸다. 그러니까 만약 작년의 나였다면 아무도 신청을 안 하더라도 나 혼자 플리마켓을 진행했을 테다. 궁극적으로는 나의 필요에 의한 기획이었으므로 노동력과 시간 또한 기꺼이 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플로팅을 목적지로 찾아주시는 고객님들이 늘어났고, 플로팅의 이야기를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생겨났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운용할 수 있는 모든 시간과 노동력을 '오직' 플로팅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것이 작년과는 바뀐 점이다. 어느 순간 참여하시는 분들도 조금씩 부담을 느끼시는 듯하여 더욱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플리마켓 관리자 역할을 위임받을 분이 계시다면 넘겨드리고 참여자로 참여할 의향은 있었는데 그마저도 찾지 못했으니 이쯤에서 그만두는 것이 모두에게 좋은 것이겠지. 그래도 마무리는 제대로 하고 싶었는데, 만약 이달의 행사가 셀러 인원 미충족으로 취소된다면, 마지막 인사를 위해 한 번 더 준비할 에너지까지는 내게 남아 있지 않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그러니까 되도록 이달은 예정대로 진행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내 쪽에서 크게 서운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꼬리길이라는 골목 이름을 만들고, 근처 가게의 사장님들과 합심하여 골목 통합 스탬프 이벤트를 기획하고, 매달 플리마켓을 준비하기까지, 골목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궁리하던 시간들을 되짚어 떠올리면, 거푸 생각해 보아도 역시,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한 톨의 미련도 없이 또 한 페이지를 넘길 수 있게 되었다. 올해의 플로팅은, 올해의 나는, 또 어떤 것들을 시도하게 될까. 올해도 거의 절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일단 1년 치의 회고 연재부터 얼른 시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