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시간+공간과의 싸움.

2025.05.27. 화

by 감우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휴무 전야가 되었다. 어제부터 자꾸만 "어우 죽겠다." "어우 힘들어."소리를 무의식 중에 내뱉고 있다. 오늘은 평소보다 늦게 일어난 데다 싱크대에는 밀린 설거지가 한가득이라 오전 카페의 여유도 만끽하지 못하고 텀블러에 커피만 테이크아웃해서 출근을 했다. 출근길을 걸으며 하루도 빠짐없이 '오늘은 매장에서 꼭 책을 읽어야지.'다짐하는데, 막상 출근을 해 보면 크고 작은 일들이 끊이지 않아 결국 책은 꺼내지도 못하는 날의 연속이다.


오늘은 조용한 하루가 흘러갔으므로, 오랜만에 온라인 업로드를 하기로 했다. 지난주부터 상세 작업을 하다 말다만 반복하던 종이가죽 북마크 두 종류를 모두 업로드했고, 팩토리노멀의 캔들은 팩토리노멀 측에서 플로팅 맞춤 상세 페이지 작업을 해 주신 덕분에 빠르게 동시 업로드 완료! 총 네 개의 새로운 상품이 온라인몰에 업로드되었다.


빨리 가기보다 기본을 잘 잡으며 가자고 다짐했던 나의 마음은, 어쩌면 다소간 욕심이 섞였을 수도 있다. 혼자 하는 주제에 자사몰에 스마트스토어까지 열어두고, 온라인 계정까지 별도로 관리하기란 여간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이 아니다. 온라인몰에 상품 하나를 올리기 위해서는 [1. 사진 찍기, 2. 상세페이지 작업, 3. 자사몰 업로드, 4. 온라인계정 업로드, 5. 스마트스토어 업로드]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플로팅의 일이란 힘들다/수월하다의 문제보다 시간과의 싸움이 대부분이다. 아무리 용을 써도 하루가 24시간인 것을 25시간 내지 26시간으로 늘릴 방도는 없기 때문이다.


자사몰도, 스마트스토어도, 온라인 계정도 지금 당장 급한 마음에 건너뛰면 나중에 더 고생할 것 같아서, 완벽하지 않더라도 제대로는 하고 싶어서, 꾸역꾸역 시작한 것들이었다. 내 딴에는 그것들이 '기본을 잡기'의 과정 중 하나였으나, 사실은 그야말로 요령 없이 일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요즘 나의 최대 난제이자 최대 스트레스는 바로 공간이다. 그러고 보면 시간과 공간은 나의 노력으로 한계를 조정할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를 완전한 무력감의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것들. 이 논리라면 결국엔 무력감이 스트레스를 야기한다고 봐도 좋으려나.


매장 공간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듯도 한데, 나의 작업 공간이 개판 오 분 전이라 볼 때마다 미쳐버리겠네 소리가 절로 나온다. 더 급한 일을 쳐내느라 아무 데나 '일단' 처박아 둔 물건들이 포화에 이르러 이제는 더 이상 처박을 공간도 없는 지경이 되었다. 가뜩이나 좁은 공간을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각종 비효율을 혐오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내가 바로 그 빌어먹을 비효율의 온상이 되어가고 있다. 인테리어 할 때 똑똑하게 잘 좀 했으면 좋았을 것을, 매장 공간만큼이나 내 공간도 중요하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날 잡고 모든 집기들을 들어내서 정리라도 좀 하고 싶은데, 지금의 상태는 하루의 휴무를 반납한다고 될 게 아닌 것이 문제다. 마음 같아서는 창고와 내 공간만 다시 시공을 하고 싶지만, 금전적/상황적 여건이 그러한 호사를 허용할 리 없으므로, 기발한 묘안이 떠오르길 기대하며 틈날 때마다 업무 공간 이곳저곳을 째려보고만 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우선순위는 내 공간보다 매장 공간일 수밖에 없는 것인지, 업무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는 전혀 떠오르지 않고, 오히려 매장 공간 관련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말았다. 매장 공간도 거슬리는 부분이 수백 가지였지만, 1년 넘게 갈고닦다 보니 딱 한 곳을 남기고는 얼추 봐줄 만해졌다. 그 한 곳을 거슬리지 않게 하려면 맞춤 선반 하나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오늘 필요한 치수를 재서 적어두었다. 조만간 맞춤 장 하나를 짜 보려 한다.


총체적 난국인 나의 작업 공간은... 또 일 년 정도를 더 보내면 봐 줄 만해지려나...? 요즘은 정말 진지하게, 창고 정리를 위해 여름휴가를 써야 하나 싶기도 하다.

이게 뭐 MZ샷이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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