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6월, 기묘한 책 이야기

2025.06.14. 토

by 감우

지난달은 이상하게 손님이 많더니, 이번 달은 이상할 정도로 손님이 없는 날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주 평일이 내내 그랬고, 오늘도 토요일치고 매우 적은 손님이 방문하셨다. 날이 갑자기 더워져서일까? 날씨의 영향을 조금은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아직 멀었나 보다.


그래도 덕분에 상품 정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다. 어제 들어온 한 박스가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급한 것은 끝나서 인스타 피드로도 소식을 전해 보았다.


한동안 책 판매가 뜸하더니만 오늘은 책이 제법 판매되었다. 다음 주 수요일에는 서국도에 간다. 작년에 못 가서 올해는 꼭 가려고 얼리버드로 예매를 했는데, 티켓이 조기 소진되어 난리다. 일각에서는 책은 안 사면서 도서전 인파는 미어터지는 것을 얄궂게 여기는 시선도 있는 듯하다. '텍스트힙'이라느니 '독서 유행'이라느니 하며 잠시 들떴던 출판 업계가 현타를 맞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책'이라는 상품은 알면 알수록 확실히 기묘한 구석이 있다. 책을 '읽는' 것과 '사는' 것은 또 다른 문제고, 책을 읽고 안 읽고와 상관없이 책에 대한 '시선'은 또 다른 문제가 된다. 책을 '읽는' 사람과 '사는' 사람은 어쩌면 같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플로팅을 운영하며 책이 최고의 상품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책을 논할 때면 언제나 '책 팔아서 돈 벌겠다는 생각만 버린다면'이라는 전제를 붙일 수밖에 없게 된다. 정말이지 기묘한 녀석이다. '확실히' 돈은 못 버는 상품을 왜 최고의 상품이라 생각하게 되었는지는 조만간 따로 정리해 볼 생각.


그나저나 서국도는 또 얼마나 많은 사람으로 붐빌까. 인벤타리오에서 너무 질려버린 탓에 방문일이 다가올수록 어쩐지 가기 싫은 마음이 커지기도 한다. 요즘 정말 역대급으로 책을 사대기만 하고 읽지 못하는 실정이라 이번엔 진짜 구경만 하고 책 사지 말아야지 지금부터 다짐하고 있지만, 가면 또 한 짐을 만들어 오겠지... '읽는' 것과 '사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니까! 세상에 나 같은 인간만 있다면 출판 시장이 호구 파티를 제대로 할 수 있을 텐데 말이지 ^^


아무튼 책이란 것도 다른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결국은 기호와 선택의 문제다. 책을 읽는 것이 옳고, 책을 읽지 않으면 그른 것은 결코 아니며, 아니어야만 한다. 그러나 책은 소비자의 각종 사념들이 이입되며 기묘한 상품으로 자리매김 하게 되는 것으로, 책에 이입되는 대표적인 사념은 '우월감'일 테다. 독자 입네, 작가 입네 하며 젠체하고 싶은 마음, 유식을 뽐내고 싶은 마음이 독자에게 필수불가결하게 따라붙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 우월감이 또 편을 나눠 '종이책 우월감'과 '전자책 우월감', '대형서점 우월감'과 '독립서점 우월감' '도서관 우월감'이 서로 싸운다. 정말이지 기묘하고 재미난 세계다. 다만 책을 파는 사람들, 책을 읽는 사람들, 책을 쓰는 사람들이 본인의 주관적 기호를 '절대적 우월'로 둔갑시켜 주장하기 시작하면 불필요한 거부감을 야기시킬 수 있다. 굳이 적을 만들 필요는 없다. 강요로는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한다.

내일부터 줄줄이 비 소식이라 이번 칠판은 심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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