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5. 토
무더운 날이 이어지는 요즘, 날이 너무 더운 탓인지 주말에 이게 말이 되나 싶게 손님이 적은 토요일이었다. 7월도 기운이 좋지만은 않은 시작이다. 하루하루의 매출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확실히 줄었지만, 매출이 잘 나올 때와 안 나올 때의 자신감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매출이 잘 나올 때는 플로팅에 오시는 손님들이 "너 잘하고 있어! 이대로만 쭉 가면 돼!"하고 말해 주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매출이 안 나올 때는 반대로 "매력적인 상품이 하나도 없잖아. 노력하지 않는 거야?"라는 말을 들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인간에게 인정 욕구란 3대 욕구로 대표되는 식욕/성욕/수면욕에 버금가는 필수 불가결한 욕구인 듯하다. 내가 아무리 나 스스로에게 '제발 남한테 인정받으려고 좀 하지 마! 내가 널 인정해 주겠다고!! 그냥 내 인정에 만족해!'라고 윽박질러도, 나는 또 어쩔 수 없이 타인으로부터의 인정을 갈망하게 된다. 왜 우리는 타인의 입을 통해 듣는 말만을 신뢰하려고 하는 걸까. 그게 모든 불행의 씨앗인 것을 알면서도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까.
나는 나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고, 나 자신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기 때문에, 우리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나 혼자만의 문제를 일반화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아무튼 나를 놓고 보자면, 인간이란 참으로 얄팍한 존재인 것 같다. 이런 얄팍한 내가 싫지만, 싫어하지 않기 위해 애써 노력 중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나는 나를 인정해 줘야지. 어떤 상황에서도 나는 나를 사랑해 줘야지. 이 정도면 거의 뭐, 셀프서비스 전문가라고 해도 좋겠다. 나를 과보호하는 데 이골이 날 지경이다.
그래도 확실히 지난달보다는 불안도가 많이 떨어졌다. 될 대로 되라지 싶은 마음도 없잖아 있긴 하다.
요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고 있는데,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더 읽기에 버겁다. 일제 강점기, 독제 치하, 홀로코스트 같은 극단의 상황에 종종 나를 대입해 본다. 모든 통제력을 상실하고, 무력감에 잠식되는 상황.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죽기보다 무서운 거의 유일한 가정이다. 그러나 빅터 프랭클은 말한다.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적응할 수 있다고.
내가 언제까지 주 6일제의 삶을 견딜 수 있을까. 내가 언제까지 마이너스 장부를 감당할 수 있을까. 내가 언제까지 플로팅 사장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면 갑자기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든다. 그럴 때는 늘 최악을 생각한다. 현재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은 이대로 지지부진하다가 결국엔 가게를 빼고 손을 터는 것이다. 플로팅에 쓸어 담은 귀여운 전재산을 고스란히 날리고, 먼지 쌓인 재고 박스들이 좁은 집을 전부 차지하게 되는 일. 권리금도 못 받고 가게를 빼게 되어 빚잔치도 할 수 없게 되는 일. 빚과 재고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는 일.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그래도 물건은 남네 뭐.'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어쩐지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망해도 죽지는 않겠네 하는 마음이 들면 그때부터 다시 시작이다. 다시 오늘을 바라볼 힘을 낼 수 있게 된다. 오늘 하루만을 놓고 보면 전부 견딜만하다. 이렇게 하루하루 쌓아가는 것이 '적응'이라는 거겠지.
에라 모르겠다, 망하면 망하라지. 최소한 오늘은 무사히 살아냈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