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6. 일
오늘도 역시나 손님은 적었고, 그래서 실컷 놀기나 하자 마음먹었더니 또 그 정도로 없지는 않았던 일요일. 날이 더워지니 확실히 손님들이 조금 늦은 시간부터 오시기 시작하여 오늘은 마감 시간을 좀 더 늦추기로 했다. 사실 문장 키링 만드느라 일기를 여덟 시 넘어서부터 쓰기 시작하기도 해서 겸사겸사.
매출은 얼렁뚱땅 어제보다는 나은 정도. 오늘 출근길에 재미있는 릴스 아이디어가 생각났고, 출근해서는 일주일 만에 블로그 포스팅을 했고, 문장 키링 재고가 떨어져서 만들기 시작했고, 근데 오늘따라 영감이 떠오르지 않았고(?), 그리하여 문장 키링에 장장 네 시간을 넘게 소비하며 하루가 다 가버렸다. (오마갓...)
7월은 그야말로 공사가 다망한 한 달이 될 것 같다. 내일은 온라인 마케팅 컨설팅 1회 차의 날. 컨설팅이란 것을 처음 받아봐서,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해 주실지 궁금하긴 하다. 덕분에 강제 1시간 이른 출근 예정. 요즘 내가 좀 답지 않게 거만해진 것 같아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로 하자. 어제는 일찌감치 일기를 올린 뒤에 꽤 많은 일들이 있었다. 플로팅을 '진짜' 사랑해 주시는 고객님 한 분이 손수 만든 플로팅 키링을 선물로 가져다주셨다. 이렇게나 진심 어린 사랑을 받고 있다니, 감개무량한 순간이었다. 그 후에 들어오신 손님은 "셀렉 진짜 잘해 놨다."는 말씀을 존이 바뀔 때마다 연발해 주셔서 어쩐지 어깨가 으쓱해졌는데, 계산을 하시며 플로팅 인스타그램까지 팔로우해 주셨다. "인스타 살짝 봤는데 사장님이 가게에 얼마나 정성을 쏟는지 느껴져요"라는 말과 함께. 역시 장사꾼에게 최고의 인정은 손님의 인정이지! 매출이 적어도, 손님이 적어도, 단 한 분의 손님이 오시더라도, 그 손님이 플로팅에 만족하고 가시다면 그것으로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일 년 전 이맘때의 마음을 다시 길어 올려 본다.
어젯밤 인스타 피드를 생각 없이 내리는데 가수 비가 나왔다. 영상 안에서 그는 말했다. "나는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 내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내가 무대를 장악하고 트렌드를 이끌어갈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진짜 그렇게 믿어. 그렇게 믿었던 모든 것들이 다 이루어졌어." 나는 이런 마인드의 소유자들이 때론 부럽고, 때론 신기하다. 비와 비교하자면 나는 정확히 반대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잘 될 거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대체 왜 잘 되는데? 왜 잘 돼야 하는데? 너 뭐 돼?) 누군가는 이런 나를 부정적인 사람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의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나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모든 것을 긍정하는 대신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뿐이다. 잘 될 수도 있고,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일이 다 그렇지 않은가. 무조건 잘 될 거라고 믿으면 안 됐을 때 실망하지만, '잘 되지 않을 수도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미리 말해두면 쉽게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까 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이렇게 생각한다.
'잘 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아니, 솔직히 잘 안 될 확률이 더 높겠지. 근데, 잘 되지 않아도 괜찮아. 다시 하면 되니까.'
차라리 이쪽이 더 긍정적인 것 아닌가? 최고가 아니어도 괜찮다잖아. 잘 되지 않더라도 감당할 수 있다잖아. 어떻게 이보다 더 긍정적일 수 있겠어!
(내가 비와 같은 마인드를 장착하지 못해서 최고가 되지 못한 걸까?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 자체를 잘라내고 퇴로를 끊어야 하나? 근데... 내가 대체 왜 무조건 잘 되는데.... 납득이 안 된다고요...)
다만 한 가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대신 다양한 실수를 최대한 많이 해 보는 것은 꽤 멋진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