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꾼은 밑지는 장사는 하지 않는다는 말의 진실

by 감우

장사꾼은 밑지는 장사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데, 결국엔 맞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더 보기)

.

.

.

슬픈 이야기지만 플로팅은 아직까지 영업이익을 낸 적이 한 번도 없다. 마이너스, 마이너스, 이 지긋지긋한 마이너스의 향연 속에서 꾸역꾸역 멱살 잡고 끌고 온 것이 현시점인 것이다. 그런데도 플로팅은 3만 원 이상 사면 선물도 주고, 인스타 팔로우하면 마그넷도 주고, 이제는 적립도 해 줘서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모든 상품을 3%씩 상시 할인해 주는 거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플로팅은 손님이 상품을 파손했더라도 손님에게 값을 청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작년 크리스마스 때 했던 랜덤 박스 이벤트는 원가도 못 건졌으니 확실히 손해였다. 그러니까 나는 거의 밑지기 프로라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내가 초보 장사꾼이라 스킬이 부족한 것일까?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간이 거듭될수록 '장사꾼은 밑지는 장사는 하지 않는다'는 말에 격한 동의를 보내게 된다. 나는 수많은 금전적 손해를 보았고, 이대로는 지속이 불가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순간도, 밑지는 장사를 한 적은 없노라고 자신한다.


플로팅이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던 이유의 8할은 매입비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인데, 덕분에 플로팅은 상품의 회전율이 높았고, 그만큼 재방문 고객의 만족도가 높았다. 한 번 방문한 손님이 두 번째 방문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었지만, 두 번 방문한 손님은 반드시 세 번째 방문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단골이 확보되었다. 뿐만 아니라 손님들의 반응을 예측하기 위해 고민할 시간에 일단 팔아 보기를 선택했던 다소 공격적인 운영 정책은 다양한 실패 상품을 남기기도 했지만 손님들이 플로팅에 기대하는 바를 빠르게 파악하고 선별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내가 돈을 받지 않고 주는 모든 것에 손님들은 미소로, 따뜻한 말 한마디로, 마음으로 값을 내어 주었고, 그게 곧 내가 책정해 놓은 대가이기도 했으므로, 그것들이 공짜였던 것은 분명 아니었다. 정성이 가득 담긴 블로그 포스팅을 해 주시거나 가슴 뭉클해지는 리뷰를 남겨 주시기도 했는데, 그분들은 높은 확률로 플로팅을 다시 찾아 주었다. 내가 준 것은 하찮았으나 돌려받은 것은 훨씬 더 귀한 것들이었으므로, 나는 분명 이문을 남겼다.


이 동네에 오래 살았다. 이 동네의 가게들이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 당연한 사이클이라는 것을 삶으로 체득했다. 그러니까 플로팅은 처음부터 동네 주민에게 인정받는 가게가 목표였다. 그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았다. 그래도 그쪽이 확실히 이득이다. 일 년에 한 번 와서 10만 원어치를 사 가고 다시는 오지 않을 손님보다는, 한 달에 한 번씩 와서 3만 원어치씩을 꾸준히 사 가는 손님이 가게 운영에 더 도움이 될 테니까.


이 글을 플로팅의 고객님들이 읽는다면 다소 배신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으나, 나의 모든 선택과 결정 및 행동들에는 전부 계산이 들어가 있었다. 어쩌면 누구보다도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던 게 바로 나였다. 손님에게 파손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이유는 '빚진 마음'을 대가로 받기 위함이라고 어느 날의 일기에 쓴 적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말로도 뾰족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 하지만 분명 마음을 움직이는 것들. 그것들이 손님들로 하여금 플로팅을 다시 찾게 만들 것이라고, 그게 지금 당장 몇 푼의 매출보다 훨씬 더 큰 이득이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엄혹한 자본주의 시장 안에서는 이익을 내지 못하면 과정이 어떠했는가와 상관없이 죽어 마땅한 존재가 된다. 죽어야만 하며, 죽을 수밖에 없다. 지금도 나는 내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으나, 내가 옳다는 것이 나를 살릴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이익을 내야만 살 수 있는 게임 안에 있다는 현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고, 나는 그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내가 선택한 길은 많이 돌아가는 길이다. 손님이 매장을 방문해야 하고, 소통이 이루어져야 하고, (나는 언제나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겠지만) 내 방법이 먹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그 손님이 다시 오실 그날까지 기약 없는 기다림을 지속해야 한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지금까지의 데이터가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희미하게나마 증명해주고 있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금전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므로, 내가 언제까지 이 기다림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확실한 것은, 내가 끝내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하여 결국 망하게 되더라도, 나의 마지막 말이 '젠장, 손해만 보고 끝났네.'는 절대 아닐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결국, '장사꾼은 절대 밑지지 않는다'는 문장만이 결코 변치 않을 단 하나의 진실로 남는다.

KakaoTalk_20250811_164503377.jpg 2024년 7월의 플로팅. 꼬리길 스탬프 이벤트가 한창이었던. 이런 것도 했었지!

그래도 이제는 금전적 이익을 남겨야죠! 분명 그렇게 될 거예요.

keyword
이전 07화부모님의 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