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1 목
어제 일정이 있었던 관계로(할머니 만나기) 혼자 놀기의 총량을 채우지 못해 뻑뻑한 눈을 부릅뜨고 거의 밤을 새우며 놀다가 몹시 피곤한 신체를 끌고 출근해 버린 매우 어리석은 인간=나. 출근을 하면 너무나도 쉬고 싶은데, 퇴근을 하면 너무나도 놀고 싶다. 줄일 게 잠밖에 없다 보니 자꾸만 잠을 줄이고 다음 날 피곤해지는 악성 굴레에 진입해 버린 듯하다.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다시 보고 있다. 이 드라마를 통해 서강준 배우가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다. 그 화려한 얼굴이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들어 무향무취의 인간 '은섭'으로 되살아난다. 한 인간의 이미지는 결국 외모보다는 성격에 의해 형성되는 걸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나는 고향이 있는 사람이 늘 부러웠다. 서울살이가 팍팍할 때마다, 서울살이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느낄 때마다, 나도 어딘가 돌아갈 곳이 있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와 함께 나이 들어갈 집 한 채를 소유하고 싶다는 열망은 어쩌면 고향의 결핍에서 야기된 것일 수도 있다. 한 곳에 온전히 정착해 뿌리를 깊이 내리고 싶다. 그래서 만약 나의 아이가 생긴다면, 그 아이에게는 굳건한 고향을 물려주고 싶다.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고향을, 아무리 엉망진창이 되었더라도 조건 없이 무작정 끌어안아 줄 고향을 재산으로 가진 아이로 키우고 싶다.
오늘은 손님이 적었다. 앞집 사장님을 만나면 괜히 넋두리를 하게 된다. 선배한테 투정을 부리는 마음과 비슷하다. "잘하고 있어. 당연히 힘들겠지만, 그게 잘하고 있다는 거야. 그러니까 그냥 계속 고생해. 버텨, 될 때까지."라고 말해 주는 선배님이라면 누구라도 투정을 부리고 싶어지지 않을까. 사적인 시간을 가진 적도, 그다지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아닌데, 존재 자체로 힘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여긴 확실히 터가 좋아서 나만 잘하면 된다.
요즘 부쩍 거래처 분들께 "인스타 잘 보고 있어요."라는 말을 듣는다. 이 분들이 다 보고 계셨던 건가, 흠칫 놀라기도. 내년에는 거래처를 좀 더 확장해 볼까 싶기도 하다. 어딘가에서 보고 계실지 모를 예비 거래처 사장님들, 제작자를 존중하고, 상품의 가치를 지키면서, 애정과 진심 담아 소개하고 팔아 볼게요. 플로팅 한번 믿어 보시죠.
내년에는 조금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보고 싶다. 플로팅 제작 상품 기획도 좀 더 적극적으로 해 보고, 허들이 높은 거래처의 문도 용기를 내 두드려 봐야지. 어쩌면 유튜버에 도전해 볼 수도 있으려나? 플로팅이라는 이름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을지도. 할 수 없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 관점을 바꾸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이렇게 많았던가 하고 깜짝 놀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