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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나를 알아가는 중

2025.11.01. 토

by 감우

11월의 첫날! 장부 마감, 11월 영업 스케줄 공지, 위탁 정산 내역 정리, 10월 베스트셀러 리스트 정리 및 업로드를 끝내고 나니 하루도 함께 끝나 버렸다. 토요일 치고는 방문객이 적었고, 매출도 그저 그런 수준이지만, 차라리 다행이라고나 할까?


오늘 불미스럽다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고 말았는데,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나는 내가 미안해져야만 하는 상황을 극도로 불편해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사과가 필요한 상황은 바꿔 말하면 내가 약자의 입장이 되는 상황이다. 그 감각은 정말이지 불편하다. 사과뿐 아니라 고마움을 표해야 하는 상황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인데, 그 또한 일종의 부채감을 부여하며 나를 약자로 만드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화가 꽤 성공적이라 사과도 감사 인사도 못하는 편은 아닙니다만, 불편한 건 어쩔 수가 없어요...)


아무것도 주고받지 않는 관계가 가장 편하고 깔끔하며, 굳이 주고받아야만 한다면 내가 주는 쪽이고 싶다. 내가 선택할 수만 있다면 사과하는 입장보다는 용서하는 입장이 되고 싶다. 내가 이런 인간이고 보니 순수한 이타심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니까. 물론 내가 조금 꼬인 것일 수도 있긴 하다.


아무튼 오늘의 일을 겪으며, 다 내 맘 같지는 않다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오늘 10월 장부와 판매 데이터를 뽑아 보니 10월은 역대 3위 방문객 수, 역대 3위 매출을 기록했다. 더 잘 되었던 경험이 있기에 어쩔 수 없는 욕심 투성이 인간인 나는 도무지 만족할 수 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뿌듯해해도 좋겠지. 이런저런 갈무리를 하느라 못다 한 일거리들은 내일의 나에게 맡기고 이만 퇴근을 합시다. 오늘의 떫은 감정도 이곳에 버리고 가야지.

IMG_1020.JPEG 슬슬 난방을 해야 하려나? 손 시린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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