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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될 수 없는 것은 없다

2025.12.14. 일

by 감우

이번 주도 역시나 토요일보다는 일요일이 손님도 많고 매출도 높게 마무리. 요즘 왜 이러지 정말? 아무튼 감사한 일입니다. 주말 중 하루라도 장사가 잘 된다면요.


'대체 불가'라는 표현들을 많이 쓰지만, 나는 대체될 수 없는 것은 없다고 믿는 쪽이다. 상품도, 사람도, 사랑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나 자신도 마찬가지이며, 내가 운영하는 가게도, 내가 파는 물건도 마찬가지라는 소리다.


대체될 수 없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두려움이 상당 부분 사라진다. 일단 대체될까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그래서 자발적 을을 자처하지 않게 된다. 내가 대체될 수 있는 만큼이나 나도 무엇이든 대체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이는 결정에 전보다 단단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요인이 된다.


대체될 수 없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비로소 겸손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으므로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자만할 수 없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대체될 수 있으며, 대체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럴 때에도 좌절할 필요가 없어진다. 내가 누군가로부터 대체 대상이 되었다는 말은, 나 자신 또한 그 누군가의 대체제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플로팅 오래오래 해 주세요."

요즘 부쩍 자주 듣게 되는 말. 나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어쩐지 뭉클해진다. 그들을 위해서 정말이지 오래오래 플로팅을 지켜내고 싶어진다. 플로팅을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그 마음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언제나 응답하고 부응하고 싶다. 그러나 때로는 이 마음이 나를 짓누르기도 한다. 이제 더 이상 플로팅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고, 그러니 함부로 문을 닫을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플로팅을 시작하고 플로팅이 삶 자체가 되었다. 플로팅 이후가 쉽게 그려지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때때로 하염없는 막막함에 갑갑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생각한다. 대체될 수 없는 것은 없다고. 플로팅을 아껴 주셨던 모든 분들은 플로팅이 사라진다면 아쉬워해 주실 테지만, 분명 플로팅을 대체할 만한 더 좋은 상점을 찾게 될 것이다. 플로팅이 일상의 전부가 되었던 나도 플로팅이 사라지면 한동안 씁쓸한 감상에 젖겠지만, 반드시 플로팅을 대체할 무언가를 찾아낼 것이다. 겁먹지 않아도 좋다고, 스스로에게 담담히 말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다.

플로팅은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다.

그 자명한 사실이 나를 숨 쉬게 한다.

'대체 불가'라는 감옥에 갇히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정말이지, 대체될 수 없는 것은 없다.

KakaoTalk_20251214_193452375.jpg 언젠가 일기에 쓰려고 적어두었던 '대체될 수 없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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