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3. 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일하기 싫은 날이 이어졌다. 내가 잠깐 싫어질 뻔했다. 그래도 싫어하는 대신 이해해 주자고 금세 마음을 고쳐 먹었다. 몇 년간 하지 않던 운동을 시작했다. 오늘도 운동을 갔고, 아직까지는 개근을 유지하고 있다. 오늘은 미루고 미루던 치과 치료의 첫날이기도 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시기에는 스스로에게 조금 더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이전에 하던 것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일 한 가지를 늘리기 위해서는 그만큼 나의 몸과 마음이 확장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플로팅을 운영하며 한정된 시간, 한정된 인력으로 오만 가지 할 일을 수행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보니 몇 가지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는 일정 기간 동안 모든 포커스를 새로운 일에만 집중시켜야 한다. 새로운 것일수록 포기하기도 그만큼 쉬워지기 때문에 나를 충분히 어르고 달래줄 필요가 있다. 새로운 일 하나를 수행하면 나머지 오만 가지 일들을 전부 하지 못했더라도 나를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 나를 어르고 달래는 일을 새로운 일이 안정된 습관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 새로운 일이 완전한 습관으로 자리 잡고 나면 한 가지 일을 더 늘려 볼 수도 있다. 이렇게 아주 느린 속도로, 그러나 매우 견고한 강도로, 나 자신의 케파를 키우는 것이다.
지금은 나를 최대한 어르고 달래야 하는 시기였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운동을 갔잖아. 심지어 치과도 갔다고? 너 꽤 멋지잖아?! 우쭈쭈 우쭈쭈
세 번째 요가 수업을 들었다. 아직 어떤 말을 하기에는 무척이나 섣부른 시기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이번에는 요가를 지속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요가의 느린 속도에 마음이 놓인다. 못하는 게 당연한 나를 받아들이자 마음이 편해졌다. 옆자리 나이 지긋한 부인의 엄청난 실력을 곁눈질로 보다 보면 부럽기보다 희망을 가지게 된다. 나도 저 나이쯤 되면 저런 몸짓을 할 수 있게 될까 생각해 보기도 하고.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뭐 어때 싶고. 선생님의 티칭에 귀를 기울이고, 옆 사람을 보며 열심히 동작 커닝을 하다 보면 어느새 수업이 끝나 있다. 어쩐지 마음이 놓인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허락되었음에. 거울 속에 비친 뒤뚱대는 내가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
많은 것들이 내려놓음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장사도, 사업도, 사랑도, 운동도, 돈도. 돈을 쫓아가려 하면 돈이 도망간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것은 비단 돈만의 문제가 아니고 모든 일이 그렇지 않나 싶다. 평정을 유지하는 일은 언제나 어렵지만, 그럼에도 평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무엇이든 쫓으려 들면 도망가기 마련이므로. 나는 그저 묵묵하게 내 자리를 지키기로 한다. 많이 느리더라도. 자주 뒤처지더라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대신 할 수 있는 만큼의 최대한으로. 할 수 있는 만큼의 크기를 조금씩 꾸준하게 늘려 가면서.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