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탓? 뇌 탓!

작심삼일을 밥 먹듯이 하는 나! 내 의지가 약해서일까? NO

by 선한부자

"설레는 마음으로 맞았던 새해. 올해는 뭔가 해보리라 다짐했건만. 계획했던 것들 중 시작도 못한 것들 투성이고, 해보려고 시도는 했지만 역시나 작심삼일이 되고 말았다. 역시 내가 그렇지 뭐! 변하고 싶고, 더 나아지고 싶은데~ 왜 안되지? 나는 안 되는 것일까?"


2025년 새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두 달이나 되었네요.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며 야심 차게 세웠던 신년 계획들, 잘 실천하고 계신가요? 혹시 저처럼 ‘이번에는 꼭!’ 다짐했지만, 아직 시작조차 못한 계획들이 수두룩하거나, 며칠 반짝하다가 흐지부지된 ‘작심삼일’ 계획들만 쌓여 있지는 않으신가요?


“역시 내가 그렇지 뭐… 의지박약에 게으른 내가 무슨…” 자책하며 스스로를 탓하고 있다면, 잠시만 멈춰 주세요! 혹시 ‘변화’를 간절히 원하지만 매번 실패하는 이유가 당신의 의지력이 부족하거나 게을러서가 아니라, 극도로 변화를 싫어하는 당신의 뇌 때문이라면 어떠실 것 같나요?


오늘은 ‘내 탓이 아닌 뇌 탓’이라는 다소 흥미로운 내용으로, 우리가 변화에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인 이유를 뇌 과학적으로 풀어보려고 합니다. 우리의 놀랍고도 복잡한 뇌, 그 삼중 구조의 비밀과 감정의 관계를 탐험하며, 왜 뇌는 변화를 그토록 싫어하는지, 함께 흥미로운 뇌 과학의 세계로 떠나볼까요?


뇌, 삼층집에 살다 – 삼중 뇌 구조와 감정의 롤러코스터


우리의 뇌는 마치 세 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집과 같습니다. 폴 맥린(Paul MacLean)이라는 뇌 과학자가 제시한 ‘삼중 뇌 이론(Triune Brain Theory)’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파충류의 뇌, 고대 포유류의 뇌, 그리고 영장류의 뇌, 이 세 가지 뇌 구조가 겹겹이 쌓여 진화해 왔다고 합니다. 각각의 뇌는 고유한 기능과 감정을 담당하며, 우리의 행동과 생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요. 각 층의 뇌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볼까요?


1층: 생존 전문가, 파충류의 뇌(뇌간)

가장 밑바닥 층인 파충류의 뇌, 즉 '뇌간(Brainstem)'은 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생존 전문가’입니다. 심장 박동, 호흡, 체온 유지, 수면, 배고픔, 갈증 등 생존에 필수적인 자동적인 기능들을 조절합니다. 파충류처럼 본능적이고 자동적인 행동 패턴을 담당하기에 ‘파충류의 뇌’라고 불립니다.


뇌간은 안정과 습관을 극도로 사랑합니다. 변화는 예측 불가능성을 의미하고, 뇌간에게 예측 불가능성은 곧 생존의 위협으로 느껴집니다. 새로운 환경이나 변화는 에너지 소모를 유발하고, 익숙한 환경은 에너지를 절약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뇌간은 익숙하고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항상성(Homeostasis)'을 추구합니다.


우리가 오랫동안 굳어진 습관을 깨기 어려운 이유, 새로운 시도 앞에서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 모두 뇌간이 변화를 ‘위험’으로 감지하고 저항하기 때문입니다. 다이어트를 결심하고도 밤만 되면 야식이 당기고, 새벽형 인간이 되기로 했지만 알람 소리만 들으면 이불속으로 다시 숨게 되는 것은, 바로 뇌간의 강력한 ‘안전 제일주의’ 본능 때문입니다.


2층: 감정의 놀이터, 고대 포유류의 뇌(변연계)

2층은 감정과 사회적 관계를 담당하는 변연계(Limbic System), 일명 ‘고대 포유류의 뇌’입니다. 기쁨, 슬픔, 분노, 공포, 사랑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며, 쾌락과 고통을 통해 학습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합니다. 변연계는 우리의 행동에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는 감정의 엔진과 같습니다.


변연계는 특히 쾌락과 안정을 추구하고 고통과 불안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변화는 예측 불가능성을 동반하고, 변연계는 새로운 상황을 잠재적인 ‘위협’으로 해석하여 불안과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익숙한 환경과 습관은 안정감과 편안함을 제공하며, 변연계는 이러한 ‘안전지대(Comfort Zone)’를 선호합니다.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려 할 때 느껴지는 막연한 불안감, 낯선 음식을 먹기 전에 느껴지는 거부감,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 느껴지는 두려움, 모두 변연계가 변화를 ‘불쾌’하게 느끼고 저항하는 감정 반응입니다. 변화는 때로는 고통스럽고 불편하며, 변연계는 우리를 이러한 불편함으로부터 보호하려 합니다.


3층: 이성의 건축가, 영장류의 뇌(신피질)

맨 꼭대기 층은 고등 사고 기능을 담당하는 신피질(Neocortex), ‘영장류의 뇌’ 또는 ‘인간의 뇌’라고 불립니다. 논리적 사고, 추론, 계획, 창의성, 자기 인식 등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고차원적인 인지 기능을 수행합니다. 미래를 계획하고 목표를 설정하며, 추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은 바로 신피질 덕분입니다.


신피질은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를 상상하며, 합리적인 계획을 세웁니다. 새해 계획을 세우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것은 모두 신피질의 활발한 활동 덕분입니다. ‘변화’를 통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뇌 영역이 바로 신피질입니다.


하지만 신피질은 뇌에서 가장 늦게 진화한 영역이며, 뇌 전체에서 차지하는 에너지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뇌의 특성상, 신피질의 계획과 의지만으로는 강력한 뇌간과 변연계의 저항을 넘어서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머리로는 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면서도, 마음처럼 행동이 따라주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변화를 싫어하는 뇌


뇌의 삼중 구조를 통해 우리는 왜 변화가 어려운지, 뇌가 왜 변화를 싫어하는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익숙함이라는 안전망, 컴포트 존(Comfort Zone) 사랑

뇌는 익숙하고 편안한 상태, 즉 컴포트 존을 극도로 선호합니다. 컴포트 존은 뇌에게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며,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여줍니다. 컴포트 존을 벗어나는 것은 뇌에게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으며, 뇌는 이를 잠재적인 위험으로 인식하고 저항합니다.


우리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모두 뇌가 컴포트 존을 벗어나는 것을 본능적으로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는 것,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 모두 컴포트 존을 벗어나는 변화이며, 뇌는 이러한 변화에 강력하게 저항합니다.


에너지 효율 극대화, 습관의 힘

뇌는 에너지를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복적인 행동은 뇌신경 회로를 강화시켜 자동적인 습관으로 만들고, 습관적인 행동은 의식적인 노력 없이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며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뇌는 습관을 통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생존에 필요한 다른 중요한 기능에 에너지를 집중합니다.


하지만 습관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좋은 습관은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지만, 나쁜 습관은 변화를 가로막는 강력한 장벽이 됩니다. 나쁜 습관을 고치려고 할 때, 뇌는 이미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습관 회로를 유지하려 하고,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데 저항합니다. 오랜 흡연 습관, 과식 습관, 게으른 습관 등을 고치기 어려운 이유는, 뇌가 이미 이러한 습관에 익숙해져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상태를 유지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감정적인 저항, 변화는 곧 불안과 두려움?

변화는 필연적으로 불확실성을 동반하고, 불확실성은 뇌에게 불안과 두려움을 유발합니다. 특히 변연계는 변화를 잠재적인 위협으로 해석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새로운 것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등은 모두 변연계가 변화를 싫어하는 감정적인 저항입니다.


우리가 변화를 시도하기 전에 ‘잘할 수 있을까?’, ‘실패하면 어떡하지?’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거나, 변화를 망설이며 주저하게 되는 것은 모두 변연계가 만들어내는 감정적인 저항 때문입니다. 변화는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고, 익숙한 안전지대에 머무르도록 끊임없이 속삭입니다.


변화를 향한 새로운 시각, ‘뇌’를 알면 길이 보인다

지금까지 뇌의 관점에서 왜 우리가 변화에 어려움을 겪는지, 뇌가 왜 변화를 싫어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나는 의지가 약하고 게을러서 안 돼” 와 같은 자책 대신, “변화를 싫어하는 뇌의 본능 때문이었구나!”라고 이해하면 좀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쉽게 변화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변화는 단순히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뇌의 작동 방식에 대한 이해와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뇌의 저항을 무시하고 무작정 변화를 강요하기보다는, 뇌의 특성을 이해하고 뇌가 변화를 덜 위협적으로 느끼도록 부드럽게 설득하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작심삼일로 끝나는 신년 계획들, 더 이상 자책하지 마세요. 당신의 의지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변화를 싫어하는 뇌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제 뇌를 탓하며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고, 뇌를 이해하는 똑똑한 방법으로 변화를 시작해 보세요.


그렇다면 이렇게 변화를 싫어하는 뇌의 저항을 이겨내고 좀 더 새로운 나로 변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그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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