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O Aug 17. 2022

엄마도 캐리에 지원하지 그래?

8월 초에 '캐리와 친구들' 뮤지컬을 보고 왔다. '캐리TV 장난감 친구들'이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거기에 나오는 캐리와 캐리의 친구들 엘리, 케빈 등이 등장인물로 나오는 뮤지컬이다. 작은 아이는 원래도 캐리를 좋아하는데 캐리가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보고 캐리에 반했다.  

오늘 아이들과 무슨 얘기를 하다가 캐리 얘기가 나와서 얼마 전에 봤던 정보를 풀며 아는 척을 했다.

"엄마가 말이야, 어디서 봤는데 캐리가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서 노력하다가 캐리에 지원해서 뽑혔대."


아이들은 흥미를 가지며 물었다.

"아, 그래? 어떻게 하면 뽑히는데?"

"예쁘고 노래 잘하고 춤 잘 추면 뽑히지. 시험을 봐서 뽑히는 거야."


그러자 갑자기 작은 아이가 황당한 제안을 했다.

"엄마도 캐리에 지원하지 그래?"


작은 아이보다는 현실 감각이 있을 것이 분명한 큰 아이를 바라보며 "음? 엄마가?"라고 물었더니 큰 아이가 무심하게 말한다.

"엄마 예쁘잖아요. 캐리에 지원하면 되겠네요." (진심이냐?)

작은 아이도 해맑게 "왜? 엄마 예쁘잖아."라고 한다. (고맙다, 얘들아! 눈에 뭔가가 단단히 씌었구나.)


"아니... 엄마는 안 되지. 캐리는 엄마보다 젊고 예쁜 사람이 해야지.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춰야 하고."


작은 아이가 "나 정도면 뮤지컬 할 수 있으려나?"라면서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었다.


엄마도 캐리에 지원하라는 아이들의 얼굴이 너무 한껏 진심이어서 아까는 맘껏 웃을 수 없었지만, 아이들의 해맑은 제안에 자꾸만 피식피식 웃음이 난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금 당근 하러 갑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