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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 Sep 01. 2022

희망도서 신세계네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나는 알게 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희망도서 신청'이란 도서관이 소장하지 않고 있는 도서를 신청받아 신청자에게 가장 먼저 대출하여 드리는 서비스입니다.

신청안내  
- 신청대상 : 도서대출회원
- 처리주기 : 주1회 (접수마감일 : 매주 일요일 / 매주 월요일에 전주 신청분을 처리함)
- 신청권수 : 1인 월 2권 이내
- 소요기간: 3주 (도서구입 사정에 따라 변동 가능)
- 통보방법 : 홈페이지→나만의 도서관→내서재→희망도서신청내역확인및취소에서 처리 상태 확인 가능, 자료실 비치 시 문자 혹은 알림톡 전송
- 신청자 우선대출기간 : 3일 (도서예약과 동일 / ※우선 대출 예약 신청 유무와 상관 없이 선정자에게 우선 대출 실시)

출처: 고덕평생학습관 홈페이지


설명만 읽어도 편리하고 좋은 제도인 걸 알겠다. 그런데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와닿지 않았다, 이 신박한 제도가!


언젠가부터 책을 사는 것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일단 책을 한 번 정리한 다음부터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지는 못하지만 사람 사는 집안 꼴이라도 갖춰 보고자 책을 싹 정리했다. 책장에 가득 꽂혀 있는 책들 중 오래되었고 내가 다시 읽을 확률이 없는 책을 버린 후로 책을 함부로 사지 못하겠다. (그런데 정리가 무색하게 지금은 또 같은 꼴이 되었지만)


그리고 책값도 무시 못할 만큼 많이 나간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아무 생각 없이 사고, 아이들이 읽고 싶다는 책도 거리낌 없이 다 사주고 (흔한 남매, 에그 박사, 그리스 로마 신화 등등) 아이들 학습에 필요한 문제집도 서슴없이 사줬더니 달 도서 구매비가 꽤 나갔다. 그래서 이제 도서 구매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기로 했다.


구매 대신 도서 대출을 해보니 나쁘지 않다. 그동안 이용했던 아파트 내 작은 도서관은 대출 기간이 1주일밖에 되지 않아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하는 일이 빈번하였는데, 시립 도서관은 기본 대출 기간 2주에 1주 연장할 수 있어 대출 기간이 3주나 된다. 사서 선생님들이 신간도 착착 비치해 주니 없는 게 없다. (그러나 신간은 치열하여 빌릴 수가 없다.)


그러나 사서 선생님들도 미처 비치해 놓지 못한 신간들이 있나니!

그건 바로 나의 브런치 이웃 작가님들이 쓰신 주옥같은 책들이다. 궁금해서 읽어 보고 싶으나 앞서 언급한 이유로 도서 구매를 자제하는 중인데, 도서관이 내 대신 구매를 해주고 심지어 우선 대출까지 해준다니 이거야말로 대박 신박한 서비스 아니겠는가?


처음으로 신청한 희망 도서는 수호 작가님의 <<버티고 있어도 당신은 슈퍼스타>>였다. 내가 이용하는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는지 검색을 해보니 비치되어 있지 않았다. 희망도서 신청 서비스에서 저자와 책 정보를 넣고 신청 버튼을 눌렀다. 신청 절차가 간단했다.


과연 내 신청은 받아들여질 것인가? 거절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여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두근두근. 얼마 후 반가운 메시지가 도착하였다. 내가 신청한 책이 도착했다는 것. 이렇게 쉽게? 왜 사야 하는지 구구절절 사유를 적지 않았는데도?

친절하기도 하지


회사에서는 꼭 필요하다고 기안문을 올리면 각종 태클이 걸리기 마련이었다. "유 노우 왓 아임 세잉(You know what I'm saying?)" 따위 통하지 않았다. 적당한 사유 갖고 와라, 사유를 썼는데도 더 그럴 싸한 사유 갖고 와라. 여기 보완해라, 저기 보완해라. (눈물의 세월이었지)


그런데 이렇게 한 번에 통과가 되다니 너무 기뻤다. 아무 태클 없이 신청한 책을 사주고, 그 새 책을 내가 가장 먼저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자신감을 얻어 나는 또 신청했다. 이번에 신청한 도서는 이세정 작가님의 <<누구나 쉽게 배우는 인사노무사례 100개면 되겠니?>>와 홍석준 작가님의 <<퇴사라는 고민>>이었다. 신청하고서 시간이 꽤 흐르도록 소식이 없어서 거절당했나 약간 의기소침할 뻔한 무렵, 또 메시지가 왔다. 메시지 수신 후 3일 동안 우선 대출을 할 수 있어서 부랴부랴 도서관으로 향했다.

잘 읽겠습니다


말로만 듣던 희망도서 신청 제도를 직접 경험해 보니 신세계다. 도서관에서 모든 책을 다 사주지는 않겠지만 웬만한 책은 구비해주는 것 같다. 가까운 도서관에 읽고 싶은 책이 아쉽게도 비치되어 있지 않다면 희망도서 신청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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