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을 읽고
한국식 결혼식은 우리 생각에 그런 허세와 불필요한 지출의 결정체였다. 내 생각에는 전형적인 한국식 결혼식은 빼빼로데이와 매우 비슷하다. 언젠가부터 점점 호사스러워지고 있고, 장식이 본질을 압도하고 있으며, 이제는 거대 산업이 되어버렸다. 업체들이 호사스러움을 부추기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모두 그게 허세이고 바보 같다는 걸 알면서도 그 상술에 넘어가고야 만다.
여자들은 싫다고 하면서도 그 호사스러움에 은근히 끌리고, 남자들은 "그래도 평생에 한 번인데......"라는 권유 겸 협박을 이기지 못한다. 남들의 시선이 자식의 행복보다 중요한 부모들은 "요즘 이거 안 하는 분은 정말 안 계세요"라는 말에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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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미친 짓거리가 사라지지 않을까?
내 생각에 그 이유는, 모든 사람들이 이 미친 짓거리에 협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세대가 미친 짓거리의 뼈대를 세우고, 신세대가 거기에 살을 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미친 짓거리에 협조하지 않는 자들은 "걔 원래 좀 특이하잖아"라며 이단자 취급하기 때문이다. 그 미친 짓거리를 성대하게, 무의미하게 치러낼수록 찬탄을 사고 그 사실을 자랑스러워하기 때문이다.
미친 짓거리는 온 사회 구성원이 거기에 협조하는 한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점점 더 강화될 뿐이다. 사교육이나 학벌 같은 문제가 그렇다. 언제나 더 똑똑하고 더 진보적인 다음 세대가 자신들의 앞 세대보다 더 미쳐 있었다. 그들은 새로운 관습과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편견과 새로운 속박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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