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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 Mar 27. 2023

때이른 벚꽃을 보며

때이른 벚꽃이 피었다. 서울 여의도는 벚꽃축제를 일주일 남겨놓은 시점에 벌써 벚꽃이 만개하였다고 한다.

https://naver.me/5atbINOo



문득 내가 벚꽃축제 담당자였다면 매년 달라지는 벚꽃 개화 시기에 스트레스를 받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상 과거에 꽃이 피었던 대략적 시기로 축제 날짜를 잡겠지만, 자연은 인간의 예측과 과거 이력을 종종 벗어난다. 축제 날짜를 공지해놓고 예년보다 꽃이 일찍 필까 봐, 비가 와서 꽃이 일찍 질까 봐 등등을 걱정하는 내 모습이 상상됐다.


또한 예년에 비해 꽃이 일찍 피는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는 상사의 지시까지 상상해봤다. 자연 현상이야 본래 그런 것이라는 답변은 당연히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답변에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거냐는 질책이 돌아오겠지.


그렇다면 어떤 대응 방안이 있을까?

1안, 축제 날짜를 앞당긴다.

2안, 꽃이 피려는 나무 앞에 가서 햇빛을 막고 냉기를 뿌려 아직 봄이 아님을 알린다.

3안, 축제 기간에 맞춰 떨어진 꽃잎이나 인공 꽃잎을 나무에 붙인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1안이겠지. (올해 강릉 경포 벚꽃축제를 1주일 앞당겨 한다고 한다.)

https://naver.me/FJ6qLO29



그러나 단일 방안으로 아마도 보고할 수 없을 테니 2안, 3안도 만들어 가야 할 지도 모른다. 2안과 3안의 예상 비용과 시행 기간, 필요 인력까지 조사해야 할 텐데, 그러는 사이 꽃은 더 피어 가고 축제 기간은 가까워 올 테지.


꽃을 늦게 피게 만든다는 둥, 꽃잎을 붙인다는 둥 허무맹랑한 상상을 하니 웃음이 났다. 아참, 지금 이렇게 웃을 수 있는 건 내가 담당자가 아니기 때문이구나. 


행사 기획자 여러분 고생 많으십니다. 저는 꽃이 일찍 피면 일찍 피는 대로 일찍 지면 일찍 지는 대로 그런가 보다 하며 살래요.


오늘의 상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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