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내가 벚꽃축제 담당자였다면 매년 달라지는 벚꽃 개화 시기에 스트레스를 받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상 과거에 꽃이 피었던 대략적 시기로 축제 날짜를 잡겠지만, 자연은 인간의 예측과 과거 이력을 종종 벗어난다. 축제 날짜를 공지해놓고 예년보다 꽃이 일찍 필까 봐, 비가 와서 꽃이 일찍 질까 봐 등등을 걱정하는 내 모습이 상상됐다.
또한 예년에 비해 꽃이 일찍 피는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는 상사의 지시까지 상상해봤다. 자연 현상이야 본래 그런 것이라는 답변은 당연히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답변에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거냐는 질책이 돌아오겠지.
그렇다면 어떤 대응 방안이 있을까?
1안, 축제 날짜를 앞당긴다.
2안, 꽃이 피려는 나무 앞에 가서 햇빛을 막고 냉기를 뿌려 아직 봄이 아님을 알린다.
3안, 축제 기간에 맞춰 떨어진 꽃잎이나 인공 꽃잎을 나무에 붙인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1안이겠지. (올해 강릉 경포 벚꽃축제를 1주일 앞당겨 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