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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 Aug 10. 2023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다

응원하기와 크리에이터

브런치스토리에 새로운 기능 두 개가 생겼다. '원하기''크리에이터 배지(badge)'다.


나는 구독한 작가님들의 새로운 글을 바로 클릭하여 읽기 때문에 처음엔 작가 프로필에 뜬 연두색 배지의 존재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다. 뒤늦게 알게 되어 구독 작가님들의 홈 화면에 들어가 보니 크리에이터 배지가 붙은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다. 크리에이터의 종류가 어떤 게 있는지는 모르겠다. 일단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에세이 분야, 글쓰기 분야, 가족 분야, IT 분야, 커리어 분야 등이다.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었다고 한들 아무런 혜택도 없는 건 (브런치의 분위기와 흐름상)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것이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없는 것보단 뭐라도 있는 게 나은지라 연두 배지가 탐난다. 선정된 사람과 선정되지 않은 사람으로 유추해 볼 때 선정 기준은 구독자 수도, 전체 글의 수도, 최근 몇 개월 내 올린 글의 수도 아님이 분명하다. 선정 기준을 알 수 없으므로 내가 연두 배지를 받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사실 크리에이터 배지에 그리 욕심이 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쓰는 글에 '에세이'라는 태그를 걸어두면서도 이게 과연 에세이가 맞나 의구심이 들 때가 많았고, 그동안 써둔 원고를 정리할 때 나와 내 글의 정체성이 당최 명확하지 않단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기회에 브런치로부터 에세이가 아님을 인정(?) 받은 기분이라 기분이 씁쓸하다.


하긴 일기 같은 글과 육아 에세이, 뮤직 에세이, 독서 기록 등등 분산되어 있는 나의 매거진들에 나조차 정체성을 찾을 수 없으니 브런치 담당자들도 뭐라 부여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한동안 글을 덜 쓰기도 했고) 정체성을 찾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텐데 어째 나는 늘 제자리인 느낌이다.


크리에이터 관련 내용만 쓰려다가 응원하기에 대해서도 한 마디 덧붙여 본다. 처음에 응원하기 기능에 대해 공지했을 때만 해도 순수하게(?) 내가 좋아하는 작가와 글을 후원하는 기능으로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홈 화면에 노출되어 요일별로 연재하는 작가들에게만 후원할 수 있는 구조인 듯하다. 이것도 안 순수한 건 아니지만 왠지 짜고 치는 고스톱의 느낌이 드는 건 내가 불순하기 때문인가.



응원 못 받고 크리에이터 못 됐다고 이런 글 쓰는 건 아닙니다요. 제가 그렇게 지질하고 옹졸하진 않아요. (사실 맞음)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신 작가님들께 축하 인사를 전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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