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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 Jan 17. 2022

진정으로 필요한 도움 주기

페파피그 리뷰

펜션에 놀러 왔더니 티비에 애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안 나왔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만화, 페파피그.


예전에 아이들이 지금보다 더 어릴 적에 페파피그를 재미있게 봤는데 이젠 컸다고 안 보더니 오랜만에 보니 재미가 있는지 내리 열 편 정도를 보았다. 페파 엄마 아빠의 대사가 현실감 넘치고 공감이 가는 구석이 많아서 남편과 나도 박장대소를 하며 함께 봤다.


예를 들어, 리코더를 처음 접한 아이들이 삐익- 소리를 내며 시끄럽게 연습을 할 때 부모들의 반응은 정녕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 주었다.

(귀를 막는 듯 안 막는 듯하며)

"그 정도면 잘 부는 것 같은데 이제 그만 불까?"

"아니에요. 선생님이 연습 많이 해오랬어요!"


 이번에 본 것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 


생쥐 친구 맨디가 유치원에 처음으로 왔다. 맨디는 휠체어를 타고 생활한다.

"여러분, 맨디는 오늘 하루 여러분과 함께 지내보고 우리 유치원을 계속 다닐지 결정할 거예요."

아이들은 맨디를 환영해 준다.

"반가워, 맨디. 근데 너는 왜 휠체어를 타?"

"내 다리는 걸을 수 없어. 그렇지만 나에게는 휠체어 바퀴가 튼튼한 다리지."

맨디가 휠체어로 한 바퀴 도는 모습을 보자 아이들은 "오! 멋지다!" 라며 감탄을 한다.


쉬는 시간, 아이들은 언덕 아래에 가서 농구 경기를 한다. 맨디는 공을 가로채서 패스하고 골을 집어넣어 아이들의 박수를 받는다.

"여러분, 쉬는 시간 끝났어요. 이제 들어오세요.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은 우르르 언덕을 뛰어 올라갔다.

페파는 맨디 옆에서 천천히 올라가며 묻는다.

"내가 도와줄까?"

"아니,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어. 나 오르막길도 잘 올라가."

그러나 가파른 오르막길에 맨디는 힘들어한다.

"페파, 미안하지만 도와줄 수 있니? 내가 살던 곳엔 이렇게 가파른 언덕이 없었어. 이렇게 높은 언덕은 처음이라."

페파는 기꺼이 휠체어를 밀어주며 말한다.

"여긴 언덕이 아주 많아. 유치원도, 집도, 마트도 언덕에 있어. 심지어 레베카는 언덕에다 을 파서 집을 만들었다니까!"

몸이 불편한 친구가 있다고 무조건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사를 물어보는 페파의 모습이 당연한 것인데도 우리네 일상에선 많이 볼 수 없는, 낯선 장면이라 느껴졌다.

또한 스스로 해보겠다고 시도해 보고서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하는 맨디의 용기도 멋지다고 생각했다.


먼저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가 진정으로 도움을 필요로 할 때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미지: 페파피그 시즌8 Ep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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