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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똠또미 May 07. 2024

표현해도 모자랄 판에 : 4

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누구나 삶 안에는 이야기가 있다





드라마를 좋아하는가?

나는 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 등등 등장인물이 등장하는 건 다 좋다.


작품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는 것도 좋고, 이야기에 이입해서 마치 내가 사건에 휘말린 듯 이입하는 것도 재미있다. 아마도 평소에 하지 못하는 일들이 드라마에서 일어나서 더 흥미롭고 재밌게 느껴지는 것 같다.


엄마는 드라마가 현실이 아니라 재미없다고 하신다.

하지만 트로트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연자들의 가슴 저린 저마다의 사연에 몰입하시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엄마도 삶의 이야기를 싫어하시지는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는 '노 하드 필링스'이다.

어머니가 남기고 간 집을 지키기 위해서 이제 갓 20살이 되는 내향적인 소년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보며 왜 이리 마음이 설레는지 모르겠다.


영화는 로맨스 코미디지만 난 영화를 보면서 슬프기 그지없었다. 주인공이 지키고자 하는 집이 엄마를 위한 것이라 생각했지만 자신의 상처를 숨기며 외면한 과거를 버리지 못한 마음 때문에 행복을 잊고, 집을 끝까지 지키려 했던 모습이 나와 참 닮아있는 것 같았다. 


마치 작가가 나를 겨냥해서 만든 것 같다는 착각과 함께 작품 속 주인공과 나를 일치시키고는 작품 속 남자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노 하드 필링스 포스


아, 작품 속 남자 배우는 그렇게 잘생기지 않은(?) 배우였다. 흔히 말하는 너드남이다. 나는 그런 너드남이 나오는 작품을 좋아한다. 현실에 있을 법한 얼굴을 그들이 나오는 드라마가 나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충분해서 그런지 나는 잘생긴 배우가 나오는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예쁜 여자 배우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반대로 나와 다르게 남자친구는 잘생기고 예쁜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를 좋아한다. 자신이 현실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내가 마치 드라마 속 남자배우가 되어서 예쁜 여주인공의 마음에 피눈물을 흘리게 할 때 즐겁다는 그의 말을 듣자 '그럴 수도 있겠구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만약 우리의 삶이 드라마로 써진다면 어떨까?

나의 인생 이야기의 장르는 무엇일까?

나의 역할을 할 배우는 누가 좋을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자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남자친구와 서로 그려준 인물화


아마도 내 인생을 드라마로 쓴다면 청춘물이 아닐까 싶다. 이미 다 커버린, 30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마음이 다 성숙하지 못한 인물의 성장기를 다루는 내용의 작품이 좋을 것 같다. 


아니면 '미생'과 같이 사회의 부딪치며 앞으로 나아가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을 살아가는 사회고발물의 장르가 있을 같다.


혹은 지금의 남자친구와의 연애에 초점을 맞춘 로맨틱 코미디도 좋을 같기도 하다.


내 역할의 배우는 응답하라 1988에 출연한 정봉이의 여자친구인 미옥역의 '이민지'배우님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약간 튀어나온 광대와 쌍꺼풀이 있지만 없는 눈매, 단발이 어울리는 배우. 이미지캐스팅이지만 나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배우라 생각한다.


만약 내가 작가이자 감독으로 남자 배우를 캐스팅할 수 있다면 나는 바로 '이동휘'배우를 캐스팅하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너드남의 표본이기도 하지만 가장 나의 남자친구와 닮은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이 드라마로 쓰인다고는 안 했지만, 드라마가 된다면 어떤 에피소드를 담을지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남들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나의 인생 안에도 존재하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재밌고 살 맛 나는 인생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살아있는 지금도 이야기는 계속 쓰이고 있다. 특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잔잔한 파도 위에서 서핑을 하는 듯 한 지금의 삶도 위태롭지만 재미있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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