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받을 수 없는 이유 : 2

겉과 속이 다른 사람

by 똠또미
사랑받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딨겠어?




솔직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쿨하다고 인정하는 사람들 중에 과연 정말 쿨한 사람이 있을까?


너무 쿨하면 무심하다고 평가되는 것도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심함이라는 말에 누군가는 또 쿨함과 다른 말이라며 반박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쿨함이나 무심함 보다는 솔직함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남들 앞에서 성격이 좋았던 어린 시절의 나는 시원시원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가끔은 시원함이 지나쳐서 뇌가 얼어 버렸는지 생각을 하지 않고 행동할 때도 있기는 했지만. 앞 일에 생각을 하기보다는 거침없이 행동하고 남들을 웃겨주는 것이 더 좋았던 나는 돌이켜 보면 인기 있고 싶은 아이, 지금은 조금 철이 지난 말이기도 하지만 일명 '관종'에 가까웠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일이었다. 유행하는 놀이 중 황금색 마티즈라는 자동차를 보거나 노란색 택시를 보면 옆에 있는 상대방을 때리는 놀이가 있었다. 여느 날처럼 친구들과 모여서 등교를 하는 길에 황금색 마티즈 차량 한 대가 보였다. 너무 신난 나머지 친구를 때리며 "황금 마티즈!"라고 했다. 그러자 친구가 열이 받아 쫓아오는 모습에 지기 싫어서 더 날렵한 척 발 빠르게 황금색 마티즈 차량 보닛 위에 성큼 올라가 버렸다. (이후 차주가 알고 CCTV를 돌려서 장난을 친 나를 발견하고 부모님께 차량 수리비를 청구한 일이 있었다.)


글을 쓰는 지금은 당시에 나의 행동이 멋있을 줄 알았다고 생각한 나 자신이 조금은 단순하면서 순수하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에 내가 왜 그랬을지 떠올려 보면 남들이 나를 공격하려고 하거나 무시하는 듯 한 기미가 보인다면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거나 쉽게 얕보지 못하게 상대방을 제압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무모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했던 것 같다.


20살 처음 본 억새풀축제


어렸을 당시에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했던 행동들을 한 것은 한편으로 약한 나를 지키기 위한 행동들이었다. 무슨 핑계냐마는 나는 예쁘지 않은 외모에 뚱뚱한 몸매, 일찍부터 피어난 여드름, 화목해 보이지만 이미 속은 썩고 있는 듯 한 가족들 사이에서 난 참 불행했다. 이런 콤플렉스와 불행을 감추고 싶었기 때문에 더 괜찮은 척 살았다. 남들이 이런 모습을 알고 나면 나를 놀릴까 봐 놀림받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애쓰기도 했다.


술에 쩔어 사는 아빠, 아빠가 벌려 놓은 일을 수습하느라 매일 아침 2시간을 운전해서 가게로 가면 하루 10시간을 일하던 엄마, 불안함에 예민해져 있는 청소년 언니는 나를 더 불안하고 미치게 만드는 존재들이었다. 이런 존재들을 애써 잘 포장하고자 더 행복한 척, 더 용감한 척, 더 화목한 척, 더 성격이 좋은 척을 하며 나의 콤플렉스를 숨기려는 시도를 하려고 했다.


내 모든 모습을 알면 별 볼일 없는 아이라고 느껴질까 봐 불안했고, 나의 슬픔을 알면 내가 재미없는 아이라고 생각할까 봐 무서웠다. 겉모습과 다르게 불행한 가족사를 알면 친구들 부모님이 나와 놀지 말라고 할까 봐 걱정됐으며 내가 지금껏 괜찮은 척 쌓아온 이미지와 다른 약한 모습이 흉해서 친구들이 도망치고 떠나버릴까 봐 매일밤 내가 생각하는 불행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하는 기도를 했다.




늘 웃으며 행복한 척을 해야 했던 나 자신이 안쓰럽고 안타깝지만 그게 내가 살 길이었다. 행복한 척, 모자람 없는 척, 티끌만치 콤플렉스가 없는 척, 순수한 척, 겁 없는 척, 작은 것에 만족하는 척하며 양면적인 인물로 살아가는 이런 삶들이 반복될수록 어린 나이의 나는 괴물이 되는 것 같았다.


하루에 수도 없이 고민을 했다. 솔직한 나를 보여주어야 할지 아니면 지금처럼 살아야 하는지 맘 속에서 매일 전쟁이 벌어졌었다. 그리고 또 한편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폭력성이었다. 솔직하지 못한 내 모습을 보여주자 나를 성격이 좋다는 이유로 약간은 무시하고 심한 장난을 치는 사람들, 나를 힘들게 하는 가족들에게 악한 행동을 저지르고 싶다는 나쁜 생각이 들끓기도 하였다.


이런 생각을 실제로 표현한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으로 불안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양가감정과 생각을 숨기고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나의 사회적 가면은 더 두꺼워져 갔다.




못생기고 뚱뚱한 아이가 슬픈 얼굴로 추악하게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한다면 사람들은 부담스러움을 느끼거나 나의 못생긴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 도망갈 거라는 잘못된 생각들 때문에 결국 나는 실제 내 모습을 내 안에 묻어 버렸다. 그렇게 조심조심 숨겨온 나의 실제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하여 나는 얇고 긴 관계를 유지하며 피상적인 관계 맺음에 익숙해져 갔다.

나의 어린 시절 청소년기는 솔직하지 못한 채 그저 성격 좋은 아이로 인정을 받을 뿐 성장하지 못한 미숙한 20살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