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오페라하우스를 짓는 중입니다

수정은 실패가 아니라 최적화라는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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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설교 시간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은 너무나 유명한 건축물이지만, 그 완성까지의 과정은 처음 알게 되었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1950년대 후반, 비교적 단순한 계획으로 출발했다. 완공까지 4~6년, 예산은 약 700만 호주달러.


출처 : 유네스코


공사가 시작되자 상황은 빠르게 달라졌다. 가장 큰 문제는 지붕 구조였다고 한다. 조개껍질처럼 겹쳐진 곡선 지붕은 보기에는 아름다웠지만, 당시 기술로는 구현 방식이 명확하지 않았다. 설계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가 먼저 진행됐고, 기초 공사가 끝난 뒤에도 지붕의 형태와 구조는 계속 수정되었다.


건물의 규모와 기능도 점점 커졌다. 내부 공간과 무대 설비, 운영 방식에 대한 요구가 바뀌면서 시간과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여기에 정치적 갈등까지 겹치며, 결국 설계를 맡았던 요른 웃손은 1966년 프로젝트에서 물러나게 된다.


그럼에도 공사는 멈추지 않았다. 수많은 수정과 타협 끝에 오페라하우스는 14년 만에 완공되었다. 예산은 처음의 14배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며 오페라하우스는 도시의 상징이 되었다. 계획이 어긋난 순간에도 공사를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 건축물을 특별하게 만든 이유였을지도 모르겠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내 한 해를 떠올렸다. 연초에 계획을 세웠다. 자기 계발 2년 차, 새벽 기상 2년 차. 작년에 이어 올해도 ‘쓰는 사람’을 모토로 삼았다. 목표를 이룬 것도 있었고, 계획과 다르게 흘러간 것도 있었다. 체크 표시가 되지 않은 항목들을 보며 마음이 잠시 내려앉기도 했다.


이 목표들은 나의 오페라하우스가 아닐까.


오페라하우스의 지붕 곡선을 찾는 데만 6년이 걸렸다는 이야기가 특히 인상 깊었다. 중간에 설계를 뒤엎고, 이미 진행된 공사를 다시 손보는 과정이 반복되었다고 한다.


수정은 실패가 아니라 ‘최적화’였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면, 그것은 포기가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향한 과정일 것이다.


건설 당시 오페라하우스는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완공된 뒤에는 도시의 운명을 바꾸는 건축물이 되었다. 당장의 실천이 더디고 성과가 보이지 않을 때, 내가 꿈꾸는 완성된 모습을 떠올려 보려 한다. 오늘 내딛는 작은 한 걸음이 언젠가 하나의 랜드마크가 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




이제 두 달간의 방학이 시작된다. 오늘은 아이들과 함께 설계도를 그려볼 생각이다. 매일 해야 할 일들, 하고 싶은 일들을 정리하고 실천해 보자고 말해 주려 한다. 중간에 마음이 달라지면 바꿔도 괜찮다. 힘들면 다시 고쳐 그려도 된다.


오페라하우스의 지붕 곡선을 찾는데 6년이 걸렸듯, 아이들에게도 충분한 시간과 시행착오가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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