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야욕과의 결합
최근 미국 트럼프가 일으킨 이란 전쟁으로 석유 수급이 원활치 않아 많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라는 말은 우리의 에너지 한계를 보여주는 일상적인 용어이다. 석유 파동이 있을 때마다 경제가 흔들리기 때문에 석유를 향한 우리의 욕망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수수한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석유를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지만,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거나 국민의 기대를 모으기 위해 정권이 과욕을 부린 사례도 존재한다. 특히 박정희 정부 시절 '제7광구'와 윤석열 정부 시절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흥미로운 평행 이론을 보여준다.
한국 유전 개발사에서 정치적 과욕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강하게 드러난 사건은 1976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포항 석유 발견 발표였다.
오일쇼크로 국가 경제가 휘청이던 시기, 박정희 전 대통령은 연두순시에서 직접 "포항에서 양질의 석유가 발견되었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온 나라가 산유국의 꿈에 부풀었으나, 실제로는 경제성이 전혀 없는 소량의 원유(사실상 정제된 기름이 스며든 것)로 밝혀졌다.
유신 체제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고조되던 시기에, '산유국'이라는 장밋빛 희망을 통해 국면을 전환하고 정권의 치적을 부풀리려 했던 대표적인 사례로 이야기된다.
그 후 포항 해프닝과 비슷한 시기에 국민적 희망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제주도 남쪽 해수역의 제7광구(한일공동개발구역, JDZ)이다. 당시 "제7광구에 사우디아라비아의 10배에 달하는 석유가 있다"는 소문이 돌며 온 국민이 열광했고, 국민가요('제7광구')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탐사 결과 경제성 있는 유전은 발견되지 않았다. 제7광구 역시 그 잠재력에 비해 정치적·언론적 호들갑이 컸던 사례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포항 영일만 앞바다의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과거의 역사, 특히 1976년 포항 석유 발표나 제7광구의 초기 열광을 바로 떠올리게 한다.
보통 자원 탐사는 불확실성이 워낙 커서 어느 정도 물리적 시추가 진행되고 경제성이 확보된 후 주무 부처나 공기업이 발표하는 것이 관례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탐사 초기 단계(물리탐사 분석 단계)에서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에 나서 최대 140억 배럴이라는 천문학적인 매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공교롭게도 이 발표는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던 시점에 나왔다. 이 때문에 과거 정권들이 국면 전환용으로 '유전' 카드를 꺼내 들었던 '과욕'의 패턴이 반복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된 바 있고, 결국 정권 교체 후 이 사업은 성과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제 석유를 향한 욕망을 줄이고, 본격적으로 대체 에너지를 찾고, 대안을 찾을 때가 되었다. 그래야 석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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