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형산 Jun 22. 2020

역사 속의 나 1

1969년 7월 21일 인간의 첫 달 착륙

  1969년 7월 21일 11시 56분 20초,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뎠다. 암스트롱은 “이것은 인간을 위한 하나의 작은 일 보이지만 인류를 위해선 거대한 도약의 일보”라고 말했다. 인류의 역사 속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던 달의 신비가 벗겨지는 순간이었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지구촌 모든 언론이 대서특필했다. 우리나라 신문들도 1면에 대문짝만 하게 달착륙 사진을 실으며 환호했다. 

  그로부터 아흐레 뒤 내가 태어났다. 인류의 달 착륙에 고무되신 할아버지께서는 이룰 성(成) 자 돌림인 아이에게 달 월(月) 자를 이름으로 내리셨다. 월성(月成), 달의 성공. 어쩐지 인류의 자연에 대한 정복욕이 한껏 드러나는 느낌의 이름. 이것이 처음 지어진 내 이름이었다. 인류의 욕망이 확연한 뜻과는 달리 부를 때의 어감은 대단히 촌스럽다. 왠지 월하의 공동묘지 같은 이름들이 떠오르는... 

  다행히 아버지께서는 할아버지가 내려주신 이름을 호적에 올리시지 않고 다른 이름을 지어주셨다. 아무래도 어감이 불편하셨던 것이다. 

  그래도 달의 영향력이 내 인생에서 사라지지는 않았다. 백남준은 달을 인류 최초의 TV라고 했다. 전자 미디어가 생기기 전 모든 인류가 달을 보며 여러 이야기를 상상하고 기억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니 달 착륙의 기운을 받아 태어난 내가 문학을 전공하면서도 문학과 영상의 융합으로 학위를 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다 미디어와 스토리를 가르치는 선생이 되었으니, 월성이라는 이름은 다른 측면으로 발현된 셈이다. 



작가의 이전글 부활 전 안식일의 슬픈 고요를 생각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