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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와 고도의 갈등

고도를 기다리며 .. NO.226

by 고태환




1. 정아

9월 말 출산 예정인 둘째 녀석 때문에
정아는 요즘 허리 통증에 힘들어하고 있다
고도가 태어나기 전에도 만삭 때쯤 불편함은 분명 있었지만 이번 통증은 그때보다 더 아픈가 보다
때문에 한번 누우면 좀처럼 일어나기도, 누운 채 움직이기도 힘들어한다

2. 고도

정아가 허리 통증으로 이전만큼의 대응을 못해주니 고도는 자연히 짜증이 늘었다
이날은 심술 이난 고도가 정아를 기차 장난감으로 때렸는데 맞는 순간 정말 아픈 소리가 났다
정아는 단발의 비명으로 고통을 호소한 뒤 고도 녀석에게 무서운 어투로 화를 냈다

그리고 이때부터 고도는 울기 시작했는데
고도는 우리가 화를 내면 울면서 하는 말이 늘 같다

"안아" "안아~" "안~아"...

서글프게 울면서도 팔 벌려 안으라는 말을 되풀이하곤 하는데
아기치고는 무척이나 현명한 수단인 듯 싶다

어차피 부모 입장에서 화내 봐야 그 화의 끝은 언제나 녀석을 달랠 수밖에 없다
이 녀석은 우리가 안아주면 혼나는 상황이 끝난 다는걸 본능적으로 아는 듯 싶다

안타깝게도 이날은 한참을 울며 안아달라던 고도를 정아는 오랫동안 안아주지 못했다
화가 나서가 아니라 허리 통증 때문에 일어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래는 끙끙거리며 힘들어하는 정아 앞에서 울다지친 고도와 눈이 마주쳤을 때 찍은 사진이다

참고로 정아 대신 내가 안아주려 했지만 "아니야~ 아니야~ "로 거절당했다
혼날 때 녀석은 꼭 화를 낸 당사자에게만 안아달라 외친다

피하지 않고 갈등의 당사자 품으로 달려드는 고도의 자세가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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