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이 난 고도

고도를 기다리며.. NO.240

by 고태환


얼마 전 밤에 고도가 넘어졌다
장난감 자동차를 타고 이불 위에서 움직이다가 차체로 넘어졌는데
옆에 있던 가구 손잡이에 뒤통수 쪽을 부딪쳐 커다란 혹이 생겨버렸다

혹이 얼마나 크게 생겼던지..
나는 걱정돼서 응급실이라도 가야 하나 싶었는데 오히려 정아가 침착하게 두고 보자고 해서 의외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고 머리에 생긴 혹이 또 다른 문제를 만들었는데

바로 혹의 위치로 인해 고도가 눕지 못하게 된 것이다

고도는 아직까지 누워서만 우유를 먹을 수 있는데 늘 베던 베개(몽몽베개)에 눕자마자
"아야 아야" 하고 울상을 지었다
그러고는..
"몽몽베개 아얏"
이라고 얘기하더니

안방으로 가 새로운 베개를 가져왔다
녀석은 베개 탓에 아프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불행히도 베개를 바꿔도 당연히 결과는 같았고
이후 집안의 모든 베개를 다 거치고는 서글픈 표정으로 우유병을 물고 돌아다녔다

이날 고도는 잠들 때까지 우유를 먹지 못했음은 물론이고 누우면 아픈 탓에 새벽 늦은 시간까지 잠이 들지도 눕지도 못했다

결국은 앉은 채로 잠들어 얼굴 방향으로 쓰러져 잤는데 그 모습이 무척이나 안쓰러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