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쓰는 편지

고도를 기다리며.. NO.383

by 고태환




< 또또 편 >

스튜디오에서 또또의 50일 사진을 찍었다

한창 사진을 찍던 중에
사진관에서 내게 종이와 볼펜을 주며
아기에게 하고싶은 말을 적으라고 했다
동영상을 제작해주는데 편지가 들어간단다

갑작스런 제안에 망설이고 있을때쯤 직원한분이 샘플북을 건내어 주었다
샘플북에는 여러 종류의 문구가 아기 이름란만 공란으로 남긴채 적혀있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상투적이고 오글거리는 느낌이 강한 글들이었다

한 십분쯤 망설이다가
건내받은 종이에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막막했는데 막상 쓰기 시작하니 나름 글이 잘풀려나가는 느낌도 들었다
다 작성했을때쯤 직원 한분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여태껏 이렇게 길게 쓰는분은 처음 봤어요
아버님이 일등이세요"

건내 받은 A4 용지에는 글이 가득차 있었다
비록 글의 '내용'이 아닌 '길이'로 받은 칭찬이지만 내심 기분은 좋았다
그동안 썼던 육아 일기로 조금은 이런류의 글에 훈련이 된건 아닐까? 생각했다





남에게 아이의 사진을 맡기는건 아마도 마지막일듯 싶다
또또의 100일 200일 1년 기념사진을
정아는 내게 명령했다
스튜디오를 빌려 직접 찍으란다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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