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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태환 Jul 06. 2016

잃어버린 운동화

고도를 기다리며.. NO.443




< 고도의 사물 편 >



지난 해 고도는 내가 마트에서 산, 두드리면 빛을 발하는 운동화를 주로 신었었다. 
정아는 ‘그 운동화가 싫지는 않지만 그래도..’ 더 좋은 운동화를 사주고 싶은 마음에
한참을 고민해서 인터넷으로 고른 운동화 하나를 주문했다. 
흰색이고, 깔끔한 디자인의 운동화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고도도 마음에 들었는지, 
‘이쁘네 운동화’ 라고 지칭하며 집에서도 내내 신고 다녔고, 그 모습을 보며 
정아는 뿌듯한 표정으로 내게 “어때? 이쁘지?” 하고 몇 차례 묻기도 했었다. 
정아 성격에 몇 차례나 연거푸 묻는 것을 보면 ‘신발이.. 본인의 선택이’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었나보다.

그런 신발을 이번에 춘천에 가면서 처음으로 챙겨 갔다. 
12월 31일 늦은 11시에 신고 나갔고, 1월 1일 1시가 조금 넘은 시간 춘천에 도착했는데, 
춘천에 도착해서는 고도가 잠든 탓에 집까지 안고 들어갔다.

너무나 이쁜 신발 
고도가 신고 다니면 너무나 이쁠 것 같았던 그 신발 중 한 짝을 1월 1일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가는 그 짧은 거리에서 잊어버렸다. 
짐을 들고 정신없이 들어가던 중에 고도에게서 신발 한 짝이 벗겨진 걸 눈치체지 못했고, 
다음날 밖을 나가 한참을 찾아보았지만, 헛수고였다.
1월 1일 누군가는 흰색의 새 신발 중 한 짝을 주웠을 것이고, 
우리는 한 쌍의 새 신발을 잃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쩌랴. 
찾을 수 없는걸.. 
그래도 2016년 새해 첫 분실 사건의 주역으로.. 
어린 고도의 안타까운 ‘이쁘네 운동화’로 이야기나마 기록으로 남겨둬야겠기에 아래 사진을 찍었다. 
고도가 아래 신발을 신고 걸은 밖깥 거리는 현관 포함 대략 10m 가 채 안된다. 
생각하니 속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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