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첫 번째 생일 (2014.09.04. 일기)
9월 4일
고도를 처음 마주한 날이다.
'꿈' 아~ 하고 불렀을 때 첫 눈을 떴던 그 순간의 감동이 아직 생생한데, 벌써 일 년이 지났다.
어제 9월 3일 고도가 태어난지 365일째 되는 날
나는 야근으로 인해 조금 늦은 귀가를 하였고,
집에 도착할 무렵 정아에게 전화를 걸어 고도가 잠들지 않도록 버텨달라 부탁했다.
겨우 집에 도착했을 때는 평소 고도가 잠드는 시간 즈음이었는데,
미안하지만, 피곤한 고도를 두고 한해의 마지막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아래 사진은 365일째 되는 날의 (피곤한) 고도의 모습이다.
1. 고도와 꾸미
일전에 언급했던 이야기지만,
고도가 가장 좋아하는 인형은 '꾸미'이다.
인형의 이름은 고도의 태명이었던 '꿈'에서 따왔다.
귀를 너무도 좋아하는 고도는 꾸미의 귀를 늘 입에 물고 있다.
정아의 친구 '상은'이는 '앙~고도'라는 재미있는 별명도 붙여주었다.
지금껏 늘 고도의 옆에서 잠들고, 언제든 귀를 내주던 최고의 친구 꾸미.. 1년 새 참 많이 야윈 모습이다.
2.
뒤집기가 늦어 한참 걱정하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기저귀 갈 때마다 좀처럼 가만있질 않는다.
체격도 큰데다 힘이 센 탓에 정아의 고생이 말이 아니다.
손이 많이 가는 응가 기저귀를 갈 때면 정아도 고도도 각각의 목적으로 필사적인 탓에 전쟁이 따로 없다.
입에 작은 인형을 물리고서야 겨우 진정된 고도
3.
고도를 겨우 재우고..
젖병 및 늘 하던 일을 끝낸 정아는 새벽 1시부터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첫 생일부터 10세까지 생일 때마다 떡을 직접 만들어준다고 했었는데..
이 날은 케이크까지도 정아가 직접 만들었다.
4.
"꼭 일찍 와야 해!"
라는 정아의 명령에 퇴근하자마자 황급히 운전해서 집에 도착했다.
정아는 어제부터 2시간가량 밖에 잠을 못 잤다고 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케이크와 떡 미역국 김치까지 모두 정아가 직접 만들었다고 했다.
(얼마 전 무채 김치가 먹고 싶다고 졸랐는데.. 그 말이 신경 쓰였나 보다.)
아래 사진은.. 조촐한 듯 보이지만 정아의 정성이 가득 담긴 저녁 밥상이다.
5.
1년 하고 1일 때의 고도는 무척이나 사나웠다.
나이 먹었다는 걸 실감 나게 해 주렸는지 오늘은 종일 짜증을 부리며 정아를 힘들게 했다는데
정아가 밥상을 차리는 동안에도 내게 안겨 소리 지르고 밀고 때리는 등
짜증 부림을 한순간의 게으름도 없이 실천했다.
간단히 정아와 식사를 마친 후 케이크에 촛불을 켰다.
갑작스러운 소등에 고도는 당황했다.
놀란 고도를 달래느라 친구 꾸미를 붙여주었다.
우리가 노래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는 동안 고도는..
조용히 꾸미의 귀를 빨다가
초를 잡으려 하다가
다시 귀를 빨다가
소리를 지르다가
손을 번쩍 들기도 하고
지쳐 의자에 기대기도 했다.
나는 노래를 부르며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6.
고도가 어려 별다른 이벤트는 준비하지 못했지만, 엄마의 정성이 가장 큰 이벤트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빠는 준비한 게 없다.)
일 년이 된 내 아기 고도
그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것들이 변하였다.
3.4kg 의 아기는 13kg 이상의 큰 아기로 성장했고,
능숙하게 기어 다니며, 벽을 잡고는 서툴게 걸을 수도 있게 되었고, 가지와 수박도 먹을 수 있게 되었으며,
1시간 이상 긴 시간 동안 60mm 의 분유도 채 먹지 못하던 아기는
지금은 160mm 의 분유를 순식간에 먹어치우는 아기로 발전했다.
그리고, 짜증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줄 알게 되었고, 엄마와 아빠를 부를 줄 알게 되었으며,
소리 내여 깔깔깔 웃을 수도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정아는 헌신적이고 사랑이 넘치는 엄마로 변화했고,
나는 책임감에 함부로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게 되었다.
앞으로 더 멋진 시간을 함께할 우리 가족이 새삼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사랑해 정아
사랑해 고도 그리고 생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