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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Mar 31. 2016

외국어 덕후의 중국어 정복기

06주, 재미있는 중국어

외국어 공부의 핵심은 '내가 좋아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외국어는 일주일 만에 바짝 공부해서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집중해서 최소한 6개월은 하루에 2~3시간씩 꾸준히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내가 관심 있는 것을 찾아보는 수밖에 없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중국 영화를 찾아볼 수도 있고, 평소에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쉬운 중국어 책부터 공략하는 것도 좋다. 사람이 좋고, 술이 좋은 사람이라면 중국 사람들과 만나서 술 한 잔 기울이는 것보다 더 좋은 건 없을 거다.


나는 언어라는 것은 결국 표현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외국어를 학습할 때는 처음에 말하기에 굉장히 집중한다. 왜냐면 내 생각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답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은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하고 마는 묘한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그렇게 말하기가 익숙해지고 나면,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귀가 트이고, 그다음에 책이나 신문을 읽으며 고급 어휘를 접하는 순서로 공부를 한다. 그런데 외국어 배우기를 좋아하는 부인은 나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외국어를 공부한다. 부인은 우선 최대한 많이 그 언어에 노출된다고 한다. 그 언어로 들리지 않아도 계속해서 라디오를 듣는다거나, TED 동영상을 듣는다거나, 그 언어권 친구들이 모여서 이야기할 때 들리지 않아도 같이 앉아 있다 보면 어느 순간 반복되는 말이 있단다. 그러면 그 말을 상황 속에서 유추하고, 그러다 보면 그 말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결국 사람은 자기한테 가장 어울리는 학습법이 있는 법이다.


우리 부부는 일부러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다. 원래는 아예 텔레비전을 집에 들여놓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신혼집에 그래도 갖추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는 집안 어른들의 말씀에 못 이겨 커다란 텔레비전을 하나 들여놨다. 그런데 아예 텔레비전을 볼 생각이 없어서 연결조차 해놓지 않은 터라, 가끔 애플 텔레비전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보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지인이 비정상회담에 태국 대표로 나오면서 비정상회담은 부인과 몇 번 찾아본 적이 있다. 태국 대표 타차라는 부인과 처음 만났던 국제 학생 회의에서 함께 알게 된 친구인데, 태국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똑똑한 친구이면서 먼 지방까지 우리 결혼을 축하하러 와준 고마운 친구이기도 하다.  



그러다가 중국에도 비슷한 방송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계 청년설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다양한 외국인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말한다는 방송 콘셉트이나 구성이 매우 흡사하다. 요즘 중국에서는 한국 예능 양식을 빌려가는 게 유행인가 보다.



특히 이 방송에 한국인 중국 유학생이 출현한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 너무 궁금한 마음에 유튜브에 찾아보았더니, 마침 한 편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서양 사람들이 중국어를 너무너무 잘한다. 처음에 한자를 봤을 때 그림 같았을 서양 사람들이 저렇게 중국어를 잘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중국어가 어렵다고 더 이상 핑계를 댈 수가 없다. 이후에 다른 편에서는 일본인도 등장하는데, 중국어로 한국인과 일본인이 역사 문제에 대해서도 논쟁한다고 하니 찾아보면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차이니즈스킬도 너무 욕심내지 않고 매일 조금씩 해나가고 있다. 大家辛苦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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