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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Apr 04. 2016

몸은 서울 마음은 로마

여행하는 삶

아래는 <로마의 휴일> 첫 글이자 목차




여행이 주는 해방감은 나를 자유롭게 한다. 최근 두 달간 정신없이 매달려 있던 프로젝트에서 벗어나 노트북과 떨어져 보낼 2주간의 시간을 마주했다. 오랜만에 아무런 일정 없이 부인과 마주앉아 커피를 마시고, 상해에서의 삶에 대해서 그려보고, 이탈리아의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은 본연의 나로 돌아가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장인어른은 사업차 외국에 나가 계신데, 장모님과 분기별로 한 번씩은 꼭 해외여행을 가신다. 결혼 후 부인과 장인어른을 찾아뵈었는데, 부부가 여행을 함께 다니는 것이 좋다고 강조하셨다. 부부가 여행을 떠나면 일상 속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할 수 있고 더 밀도있는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안다.


아침에는 정신없이 이삿짐을 옮겼다. 이제 한국에 돌아와도 집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 부부가 처음 살기 시작했던 곳을 떠나오는 일은 어색하다. 상해에서 집을 구하는 그 날까지 집이 없을 예정이다. 아무 것도 없음은 무엇이든 될 수 있음의 동의어이기도 하다.


클라이언트에게 내일 이탈리아로 떠난다고 말한 뒤의 해방감 속에 명동을 누볐다. 우리는 다음 날 떠나는 이탈리아에 준비를 하기 위한 쇼핑을 했고, 따뜻한 한 잔의 라떼와 초코 에끌레어를 먹으며 그간 우리의 성장을 비교해보았다. 가까우면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들을 밀도 깊은 공기 속에 흘러보내는 시간 동안 우리는 다시 한 번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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