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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May 09. 2016

당신의 빈자리를 느낍니다

독립적인 사람의 그리움

나는 독립적인 사람이다. 4~5곳의 초등학교를 전학 다니고 중고등학교도 매번 다른 곳에서 시작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금방 적응하고, 그와 함께 떠날 때 조금 더 미련 없이 떠나는 법을 배웠다. 학창 시절의 나에게 만남은 이별이었고, 새로운 장소에서 금방 사람들과 친해지고 편하게 대하되 그 사람의 부재가 나를 흔들어놓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습관이 되어있었다. 대학교 진학으로 서울에 올라와서 지내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모인 어느 날, 나에게 "왜 마음을 열지 않느냐?"고 물어보았다. '내가 그랬던가?'라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과 오랜 습관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에 대한 약간의 반감이 밀려왔던 날이 있었다. 하지만 그 다음날까지 이어진 고민에 그런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조금 더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많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나는 내 삶의 중심이 온전히 나에게 있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함께 상해에 왔던 부인이 회사 업무차 며칠 간 한국으로 떠났다. 연애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떨어져 있었던 시간이라고는 내가 예비군을 갔던 2박 3일뿐인 우리에게 처음으로 느끼는 서로의 공백은 너무나도 크다. 상해에서 이제 집을 구했지만 아직도 나는 호텔에서 묵고 있는데, 그녀와 아침마다 먹던 조식과 함께 가던 호텔의 헬스장도 혼자 있으니 색이 바랜다. 함께 웃으며, 이야기 꽃을 피우며 너무나 맛있다며 먹던 상해 음식도 혼자 상해에 남아있자니 '한 끼'가 수고스럽게 처리해야 할 일이 되어 버린다.


인생에 누군가 이렇게 깊이 들어온다는 것. 한 사람의 부재가 마음속에 커다란 구멍을 만들고, 한 사람의 행동이 나를 천국과 지옥을 오가게 만들 수 있다는 그 사실이 놀랍다. 하지만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소중히 하고 더 조심해서 행동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u sinto falta de você"


포르투갈어에서는 '당신이 그립습니다.'를 당신의 빈자리를 느낀다고 표현한다. 나는 당신의 빈자리를 절실히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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