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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May 20. 2016

앱 그다음은 무엇인가?

다음 대세를 찾습니다

아래는 <Imagine + Engineer> 시리즈 목차이자 첫 글




개발자는, 그중에서도 특히 상용 서비스를 개발하는 개발자라면 항상 기술의 발전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개발자가 되기 전에는 그다지 IT 업체나 기술에 관심을 없던 나도 내가 직접 개발을 하기 시작하고 난 뒤부터는 새로 나오는 앱을 먼저 써보고 꽤 비싼 서비스도 유료로도 써보면서 항상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나를 개발의 세계로 이끈 것이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이기 때문에, 나는 매번 모바일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는 않더라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매주 날아오는 iOS, Android Weekly 뉴스레터를 받아보면서 기술의 발전은 참 빠르게 이뤄진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번에 구글이 발표한 인스턴트 앱(Instant App)이라는 개념은 한 시대를 풍미한 앱이 이제 다른 어디론가 향하고 있음을 강하게 알려준다. 사실 IT 업계에서 '앱'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은 오래전부터 나온 말이었다. 하루에도 수많은 앱이 쏟아져나오고, 그리고 앱 하나로 엄청난 기업의 반열에 오르는 이 바야흐로 '애플리케이션의 시대'에 무슨 말이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앱'이라는 형태에서 다음으로는 '알림'이나 '카드 뉴스' 형태로 모바일 환경이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고 말한다. 쉽게 말하면, 지금까지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 앱을 설치하고, 켜서, 회원 가입하고, 다음번에도 다시 앱을 로딩하는 지루한 반복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앱을 켜는 것이 아니라 마치 푸시 위젯처럼 대다수의 것이 메인 페이지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변화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그 발전의 방향이 어떻게 향할지는 모른다.


이제 모바일 개발자에게는 다시 변화의 국면이 찾아왔다. 기존의 안드로이드나 아이폰 앱은 1~2년 간 길게는 3년까지도 계속 만들어질 것이다. 그런데 분명 끝이 찾아온다. 이번에 구글이 발표한 인스턴트 앱 형태의 '카드' 시스템은 이제 그 끝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지금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개발을 시작한다면 아마도 6개월 내에 길게는 1년 내에 엄청난 플랫폼의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고, 빠르게 배우고 적응하지 못하는 기존의 개발자에게는 위기가, 그리고 재빠르게 새로운 물결을 타는 신입 개발자나 경력 개발자에게는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앱'이 '카드'로 바뀐다는 그 사실 자체는 아니다. 아마존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에서 매우 첨예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마찬가지로 중요한 점은 바로 '보다 서비스의 본질에 집중'하도록 점차 서비스가 가볍고 단순해진다는데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기존의 물리적 서버 컴퓨터, 스토리지 구매, 서버 세팅, 데이터베이스 세팅, 트래픽 분산을 위한 로드 밸런싱(load balancing) 등 하드웨어와 서버 구성에 대한 다양한 지식 습득을 최소화하고 최소한의 인력이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변화해가는 것은 다 이런 움직임이다. 그들은 말한다. "인프라는 우리가 책임질 테니, 당신들은 서비스에 집중하세요." 앱 역시도 마찬가지다. 나에게는 인스턴트 앱은 "앱 하나 만드는데, 1달씩 시간 들이지 마세요. 비즈니스에 집중하세요."라는 말로 들린다.


이제 고민을 해봐야 할 시기이다. 물론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개발을 계속 해온 개발자라면 서비스의 요구에 따라 점차 앱 개발 환경이 복잡해져 왔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그래서 서비스로부터 요구가 변하는 한 개발 환경도 달라지고, 그 변화에 따라 개발자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향후 2~3년 내로 앱에서 '카드' 형태로 모바일 환경이 급변한다면, 현재 앱 하나에 1~3천만 원 규모의 개발 시장은 서비스 하나에 50~100만 원 이하로 몰락할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개발자는 어디에 서있어야 하는가? 단가가 1/10, 1/20으로 떨어졌으니 한 달에 10개씩, 20개씩 '카드 앱'을 만들면 되는 것일까?


나는 사업자형 개발자를 주장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개발자의 덕목은 '혼자서 비즈니스를 창조해낼 수 있는 사업가로서의 역량'이라는 생각을 한다.



상해에 와서 알리페이를 처음 써보고 놀란 감정을 정리해서 올린 적이 있다. 그런데 중국 전역에 하루면 배송된다는 엄청난 물류의 힘이나, 위챗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많은 기업들을 보면서, 이제는 인프라가 아니라 비즈니스에 집중하기 위해 최적의 시기가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내가 '인프라'를 책임지는 서비스를 만들 것이 아니라면, 아이디어만 있다면 너무나 쉽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눈을 크게 떠야 한다. 이미 너무나 유명한 윌리엄 깁슨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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