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생활 시작
예전에 부인님과 함께 보름 정도 발리에서 시간을 보내다 돌아간 적이 있다. 일주일 정도는 발리 동쪽 끝으로 한참을 차 타고 가서 여유 있게 시간을 보냈고, 나머지 절반은 우붓에서 발리의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아주 잠깐 느끼다 돌아갔었다.
이번에는 상해에서의 1년 간의 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발리에 왔다. 지난번보다는 조금 더 길게 3개월 정도 머물면서 충분히 발리의 삶을 즐겨 볼 예정이다. 원래는 태국의 치앙마이로 가려고 했으나, 우리가 싱가포르로 이주하기 전인 6월부터 8월의 기간이 치앙마이의 우기(雨期)라고 해서 발리를 최종 목적지로 정했다. 그리고 지나치게 붐비는 덴파사르나 우붓보다는 조금은 한적한 짱구(Canggu)를 거주지로 정했다. 이곳에는 도조 발리(Dojo Bali)라는 유명한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고, 서핑하기에 좋은 큰 파도가 일더라. 부인님께서는 중국에서 1년 간의 회사 생활에 대한 보상으로 요가 수업을 들을 거라고 한다. 나에게는 발리에서 원격으로 근무하는 사람들과 네트워킹의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우리 둘 모두 싱가포르로 넘어가기 전에 준비에 많은 시간을 쏟겠지만.
상해라는 아주 큰 도시의 삶에 익숙해져 있던 우리 부부에게 발리의 삶은 참 여유가 넘친다. 바쁘게 1년의 상해 생활을 마치고 발리로 온 부인님의 얼굴에도 생기가 돈다. 처음 1주일 정도는 에어비엔비를 통해서 숙소를 구했고, 둘째 날 바로 장기 거주할 집도 구했다.
우붓(Ubud)에 후붓(Hubud)이 있다면 짱구에는 도조 발리라는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도조 발리가 공간은 훨씬 잘 되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건물은 2층으로 이뤄져 있고, 회원 등록은 한 달에 25시간, 50시간, 100시간 등 시간 별로 회원권을 구매할 수 있다. 물어보니 인터넷에 접속하는 과정을 통해서 남은 시간 여부를 체크한단다. 입구에는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행사를 소개하고, 더운 발리 날씨 때문인지 샤워실과 수영장, 그리고 회의를 위한 방음실까지 따로 준비가 되어있다.
오늘 저녁에는 'How To Build A Profitable Sales Funnel From Scratch'라는 주제의 1시간짜리 강연이 있었다. 피트니스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는 대표 한 명이 나와서 50명 가까운 청중 앞에서 강의를 하고, 강의 후에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걸 보면서 대체로 코워킹 스페이스 내에서 소규모로 업무를 하고 있을 사람들이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처럼 보여 보기가 좋았다. 코워킹 스페이스 멤버끼리 같이 점심을 먹는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닌가 싶다.
조만간 멤버십을 구매할 예정인데,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종종 공유해보려고 한다. 이사 준비하느라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는데, 다시 꾸준히 글을 써볼 생각이다. 발리 생활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아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조금 더 빨리 소식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