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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Feb 14. 2016

다르게 일하는 사람들

[후기:책]리모트, 사무실 따윈 필요 없어!

내 브런치의 글을 보고 출판사 대표님 한 분께서 연락을 주셨다. 집 근처 카페에서 대표님을 뵈었는데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책을 써보면 좋겠다고 제안을 주셨다. 참 감사한 일이다.


그분께서 우리 집 가까이 오시면서 선물까지 하나 챙겨 오셨다. 내가 쓴 '출퇴근 없는 삶'이라는 글을 보고 생각났다며, 선물해주신 책은 <리모트> 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워드프레스를 만든 오토매틱이라는 회사 이야기인 <바지 벗고 일하면  안 되나요?>(링크)도 떠오르고 해서 감사한 마음에 책장을 열었다.


<바지 벗고 일하면  안 되나요?>가 스콧 버쿤이라는 작가가 직접 '오토매틱'이라는 회사를 직원으로 경험하며 쓴 글이라면, <리모트>는 협업 툴로 유명한 베이스캠프(37signals라는 이름에서 2014년 2월에 베이스캠프라는 이름으로 변경)라는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가 배경이다. 다만 소설이나 대화체로 써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소주제를 정해서 짧은 호흡으로 각 주제를 마무리해서 훨씬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막아라


원격 근무는 더 이상 이상한 일은 아니다. 물론 예전에는 불가능했다. '인터넷'이 존재하기 전에는 말이다. 그때는 이메일도 없었고, 화상통화를 할 수 있는 스카이프(Skype)나 행아웃(Hangout)도 없었다. 일정을 관리하기 위한 트렐로(Trello) 같은 것도 생긴지 얼마  안 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이제 다 갖추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원격 근무를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한다. 왜일까?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것 밖에 생각하지 못한다. 거의  절대다수는  재택근무를 경험한 적이 없다. 그러면서 지레 직원들의 근무 태만이나 동기부여의 결핍을 걱정한다.


이 책에서도 원격 근무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수많은 걱정거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사람들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할 때 혁신이 일어난다'든지, ' 상사의 눈에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일하는지 아느냐'는지, '지금 바로 확인을 해야 하는 일'이 있다든지, '큰 회사에는 어울리지 않다'든지 온갖 핑계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을 한다. 경험해보지 않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은 그저 비합리적인 '변화에 대한 강한 저항감'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


물론 이 책에서 원격 근무만이 '절대선'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사무실이라는 공간에 정해진 시간에 나가서 일을 하고, 퇴근을 하면서 그 일과 단절되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혼자 있을 때, 스스로를 통제하기 힘들 수도 있다. 다소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것도 개인의 성향일 뿐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그것이 선택의 영역으로 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무실에 직원들은 앉혀놓는 것은 '일을 잘한다'가 가장 중요한 회사에서 출근 시간 등 비본질적인 것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불필요한 회의 시간으로 정작 일 할 시간을 빼앗기게 만든다.  



너무 많이 일하는 것을 걱정해라


오히려 책에서는 너무 많이 일하는 것을 경계하라고 한다. 사무실에 나오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오히려 원격으로 근무하는 방식은 직원이 무슨 결과물을 만들어냈는지에 더 집중하여 평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은 보다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회사에서 1주일 동안 미적대면서 하는 있는 일을  재택근무를 통해서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면, 나머지 시간은 온전히 자유 시간이다. (물론 하루 만에 할 수 있는 일을 직원에게 준 회사는 업무량을 분배하는 것에 대한 매니지먼트 역량 부족은 물론, 직원에 대한 역량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겠지만. 한 마디로, 일 못하는 회사라는 이야기다.)


나 역시도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정말 우려가 되는 점은 지나치게 일을 많이 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시간을 온전히 내가 원하는 대로 관리한다는 것의 힘은 엄청나다. (1-1) 나는 현재 프리랜싱을 하고 있다. 그것 때문에 최소 하루 1~2 건 이상의 메일과 수십 통의 카카오톡을 보낸다. 이것을 바탕으로 해당 프로젝트의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1-2)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도 겸하고 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의 요구 사항을 정리해서 프리랜서 디자이너에게 전달하고 그 결과물을 다시 클라이언트에게 컨펌 요청한다. (2) 그리고 매일 브런치에 한 편씩 글을 연재하고 있다. (3) 보다 효과적으로 개발 관련 콘텐츠를 관리하기 위해서 개발 강의 사이트도 제작하고 있다. (4) 그리고 유튜브와 강의 사이트에 올릴 동영상 강의도 제작하고 있다.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또한 많은 시간을 투입한다. 만약에 퇴근하고 돌아오는 부인과의 오붓한 저녁 시간이 없다거나, 주말에 서울 근교로 떠나는 드라이브가 없다면 벌써 방전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베이스캠프도 원격 근무로 직원들이 일을 하는데,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한다. 업무 중심으로 직원들을 평가하고 그 평가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된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직원들은 업무 성과에 매달리게 된다.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회사에 출근한다면 몸이 안 좋아 업무 성과가 안 좋은 날도 일을 한 날이 되지만, 원격 근무를 한다면 그 날은  아무것도 안 한 날이  된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한 주에 업무 시간을 40시간을 넘기지 않을 것을 권장한다고 한다. 그 이상의 업무는 직원들의 열정이 지속 불가능하게 만든다.



사람이 미래라고?


또 하나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원격으로 일하는 회사이다 보니 사람을 채용할 때도 더 많은 고민을 기울이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찾은 좋은 방법은 1주일 정도 걸리는 미니 프로젝트를 맡기는 방법이란다. 한국에서도 가끔 인터뷰를 보고 나면 실제 미니 프로젝트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회사에 한 번도 프로젝트에 응했던 적이 없다. 그냥 단순한 귀찮음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면서 조금의 불편한 감정이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고민이 해결되었다.


베이스캠프의 경우 직장을 다니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1주일, 그리고 회사를 다니고 있는 경우에는 퇴근 후에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해서 2주일 정도 규모의 미니 사이즈를 제공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를 맡기면서 $1500, 한화로는 약 150만 원의 보상을 지불한다고 한다. '우리도 공짜로 일을 하기 싫기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공짜로 일하라고 시키지 않는다.'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혼자서 큰 박수를 쳤다. 내가 느꼈던 불편함은 바로 이것이었다. 이렇듯 합당한 보상을 지불하기 때문에, 절대로 쓸데없는 미니 프로젝트를 주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 회사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미니 프로젝트를 과제로 부여한다. 


나는 이것을 보면서 정말 고민을 많이 하는 조직이구나 느낄 수 있었다. 원격 근무는 작은 회사의 객기가 아니라, 진정으로 직원을 생각하는 조직의 끊임없는 개선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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