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살면서 처음으로 서핑을 하고 돌아왔다. 발리에 오면서 서핑을 하겠다며 지금 머무는 짱구 지역으로 왔는데, 스쿠터 사고에서 회복하느라, 발리에 온 지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서핑에 도전할 수 있었다.
오후 2시쯤 해변가에 도착하니 이미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바다에 몸을 담그고, 서핑 보드에 몸을 의지하고 있었다. 우리에게 서핑을 가르쳐주기로 한 인도네시아인 강사 Putu, Made와 함께 기본자세를 익히고 물에 들어갔다. 2시간 동안 이어진 서핑의 대부분은 보드 위에 엎드리고 누워서 파도가 치는 곳을 향해서 끊임없이 팔로 노를 젓는 일이었다. 처음에 10~20분 정도가 지나자 팔이 아파오기 시작했는데, 정말 서핑 중 9할 정도의 시간은 파도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일이었다.
정리하자면 서핑은, '팔로 열심히 노를 저어 파도가 적절히 치는 위치로 이동함 > 파도의 높이와 세기를 느끼며 적절한 파도를 기다림 > 적당한 파도가 왔을 때 재빠르게 팔을 저어 파도에 몸을 맡김 > 파도와 함께 몸이 해변으로 빠르게 움직이면 재빨리 왼쪽 발 먼저, 오른쪽 발 그다음 순으로 몸을 일으킴'이라는 순서로 진행되었고, 이 과정의 무한 반복을 통해 몸의 균형 감각을 향상하여 파도를 더 즐길 수 있도록 숙달되는 스포츠였다.
부인님과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와 저녁에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이 서핑이 정말 우리 인생과 닮아있지 않냐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끊임없이 팔로 노를 저으며 살아가고. 그러다 기회가 오는지 그 파도를 타기 위해서 주위를 살피고. 하지만 그 파도를 제대로 탈 수 있느냐는 그전에 얼마나 그것을 위해 시간을 쏟고 숙달되었느냐에 달렸다는 것. 그리고 설령 파도를 타는 것을 실패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그다음 파도를 기다리며 좀 더 좋은 파도가 이는 곳으로 팔을 저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다들 서핑에 한 번 빠지면 정신을 못 차리는 건가?
아래는 서핑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