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는 서비스들이 있다
아래는 <출퇴근 없는 삶>의 목차이자 시리즈 첫 글
디지털 노마드는 노트북 하나를 들고 원하는 곳에 살면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말하자면 '디지털 시대의 유목인'인 셈이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물어볼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겐 매일 지옥 같은 출근 시간을 뚫고 각자의 자리에 앉아 일하고, 정해진 시간에 우르르 몰려 나가서 점심을 먹고, 오늘도 야근이라며 한숨 쉬는 삶이 너무나도 익숙하다. 나 역시도 크게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분명한 사실은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몇몇 스타트업이 이미 원격 근무를 도입하고 있는데, 나는 이것이 곧 머지않은 미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펜으로 작은 힘이지만 보태서 그렇게 만들 생각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원격 근무를 생생하게 상상할 때, 이것은 현실로 이루어질 것이다.
빈곤한 상상력은 현실에 안주하게 만든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시작하는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내가 지금 다니는 회사를 때려치우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고민하는 것은 절대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사람은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를 누비며 사는 삶이 무전여행이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고, 그런 고민을 해결하고자 하는 선구자들이 이미 있었다.
이 '텔레포트'라는 서비스는 내가 살고 싶은 도시의 실제 생활 수준을 비교해주는 사이트다.(링크는 모두 모아 아래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앱으로도 다운할 수 있는데, 내가 원하는 조건들을 입력하면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지역을 찾아준다. 정말 다양한 조건을 선택할 수 있는데, 현재 거주하는 지역에서의 연봉을 입력하면 상대적인 연봉 차이에 따라 예상 연봉을 산출해주기도 하고, 물가에 따라 현재 거주하는 지역 대비 생활비 차이를 보여주기도 한다. 안전이 중요하다면 안전한 곳만 추려서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관심 있는 도시를 팔로우 해두면 틈틈이 변경사항이 있을 때마다 푸시로 알려준다.
이 '리모트 오케이'라는 서비스는 원격 근무를 지원하는 회사들의 목록과 해당 업무를 공유한다. 이 사이트에 직접적으로 업체가 정보를 올리는 방식은 아니고, 엔젤리스트 등 주로 영미권의 스타트업이 구인 정보를 올리면 주기적으로 해당하는 정보를 긁어오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보여주게 되어있다.
사실 거의 대부분의 글은 개발자를 구인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디자이너나 현지 마케터를 채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꼼꼼하게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대부분의 회사가 영어를 기반으로 일하고 있으니, 원활한 영어 의사소통 능력은 필수이다. 나도 이 서비스를 통해 몇 군데의 회사와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데, 간혹 실리콘밸리와 한국에 둘 다 사무실을 두고 있는 회사인 경우도 있었다.
아무래도 현지에 있는 사람의 추천 없이 원격으로 지원해서 일을 구하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너무 달콤하다. 아는 홍콩의 한 개발자도 비전공자로 개발을 시작했단다. 홍콩도 한국처럼 자국 개발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않아서, 처음부터 원격 근무를 찾아서 일을 시작했단다. 처음에는 시급 2만 원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이것은 미국 현지에서 개발자를 구하는 것보다 훨씬 비용적으로 절약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났을 때, 여전히 원격으로 근무하며 시니어 개발자가 되어 시급으로 15만 원 이상을 받고, 자기 스타트업 2개를 그 돈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어떤가? 도전할 만하지 않은가?
참고로 저 홍콩 개발자의 사례가 한 회사에 소속된 상태에서 자기 사업을 하는 것이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원격으로 근무한다는 것은 '내가 자리에 앉아있는 시간'으로 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낸 성과'로 평가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채용 공고를 보면, 주어진 업무만 해내면 자기 일을 해도 상관없다고 적어놓는 경우도 많다.
위에 소개된 서비스 목록
1. 텔레포트(Teleport)
2. 리모트 오케이(Remote Ok)
3. 엔젤리스트(Angelist)
"일만 잘하면 되지, 사무실에는 왜 나가야 하는 걸까요?"에서 시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