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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Jan 24. 2016

소유하지 않는 삶

[후기:책]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나는 대학 때문에 서울에 혼자 나와 살면서부터 물건 버리는 게 익숙했던 것 같다. 이사 다닐 때마다 불필요한 걸 가지고 다니는 건 귀찮은 일이었다. 그게 습관이 들어서인지 아직도 분기마다 한 번씩은 집에서 불필요한 걸 모아서 버려 버리곤 한다. 나중에 쓰일까 싶어서 남겨놓은 물건들을 그 날에는 가차 없이 버리는데, 그래도 막상 그 물건들이 필요 했던 적은 크게 없다. 그리고 마치 몸에 안좋은 부분을 떼어낸 듯 홀가분한 기분이 들곤 했다.

그런데 제대로 버릴 줄 아는 사람을 만났다. 일본인 특유의 '저는 아무 것도 아니고 실패한 인생을 살다가, 물건을 버리고 난 이후로 저의 인생을 살 수 있었습니다.'라는 자기 겸손은 영미권의 당찬 자기 개발서와 비교가 되면서 조금은 이질감이 들었지만, 호흡이 짧게 여러 챕터라 나뉜 책이라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2016년은 시작한 지 얼마 안됐는데도, 큰 도전들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목표로 삼았던 '외국에서 살기'는 거짓말처럼 해가 바뀌자마자 다가왔다. 그런데 신혼집에 들어오면서 남들 하는 것처럼 들여놓은 물건들은 걱정거리가 된다. 외국으로 냉장고를 이고, 침대 매트리스를 들고 가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찾았다. 내가 머무는 공간에서 모든 짐을 챙겨 떠나는데, 1시간도 채 안걸리는 저자의 삶은 전세계에 원하는 곳에 언제든지 살고 싶다는 꿈을 함께 꾸는 우리 부부에게는 참고 할 만한 이야기다. 다만 원래 버리는 게 익숙한 나여서 그런지, 책 중반에 물건을 버리는 방법에 대한 서술은 소제목만 읽고 건너뛰어 버릴 정도로 '당연하다'고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가진 게 많을수록, 가진 게 없어진다
물건이 많을수록, 도전은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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