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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엠미 Jul 09. 2022

3. 부상과 휴식기를 지나가며

도약을 위해 잔뜩 웅크리다.


발바닥이 아팠다. 또 과욕 탓일까? 참을만하니 매우 천천히 달렸다. 그랬더니 당연하게도 다음 날 더 아팠다. 정확히 엄지 발가락 밑에 볼록한 발 볼이 아팠는데 디딜때마다 멍든 것처럼 찌릿찌릿했다. 이때는 속도와 거리를 떠나 달리는 것 자체가 과욕이었다. 달리기를 쉬기로 하고 부상에 관해 알아보았다. 달리기로 인한 부상 중에 족저근막염에 걸린 사람이 많았는데, 다들 달리기를 시작하고 얼마 안가 아픈 사람이 많은 것 같았다. 통과의례처럼 느껴졌고 몇 일 쉬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다. 



주위에 달리는 사람들도 그렇고 인터넷도 보면 부상 부위와 정도도 제각각이다. 의학적인 관점에서는 전문 지식이 없으니 말을 아끼겠다. 너무 아프면 당연히 병원을 가야 한다. 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 경우엔 신발에도 문제가 어느 정도 있었다. 밑창이 얇고 가벼운 신발을 신었었는데, 발이 가벼울수록 더 빨리 달리게 되는 것 같아 좋았지만 초보자의 발엔 맞지 않았다. 충격을 지속적으로 받은 적이 없는 아직 연약한 발바닥에 장시간 충격을 그대로 흡수했으니 통증이 생기는게 당연했다. 



이때 밑창이 두꺼운 좋은 신발을 샀다. 속도와 거리를 적절하게 설정하고 꾸준하게 하고 있는데 부상이 온다면 쉬면서 다른 요인들도 살펴보자. 너무 안 좋은 땅에서 뛰는 것 아닌가?  신발은 어떤 걸 신고 있는가? 자신과 같은 부위가 아픈 사람들은 어떻게 치료했는가?  또한 이 때 자칫 습관의 끈이 끊어질 수도 있어 계속 달릴 때보다 더 중요한 시기일수도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마음을 굳게 먹어야한다. 부상으로 인한 휴식과 회복 또한 과정에 한 부분임을 얘기해주고 싶다. (안전하게 달려서 안 다치면 더 좋지만) 개인적인 경험을 일반화시킬 순 없지만 나의 경우엔 아팠던 시기를 몇 번 겪고 나고 나중에 더 이상 아프지 않게 되었다.



습관으로 자리 잡힐 시기에 이런 일을 겪게 되면 의욕이 꺾일 수 있고 나도 그랬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푹 쉬고 다시 달리기를 시작할 때가 매우 좋다. 이때는 쉬었던 몸을 적응시키기 위해 일부러 시작은 평균 페이스보다 천천히 뛴다. 그러다 몸이 다시 달리기에 적응됐다 느껴지면 바로 속도를 높인다. 이때 그동안 참았던 것이 터지는 느낌인데 속도와 기분이 굉장히 좋다. 그런 느낌은 소중하다. 흔히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하지 않는가. 이 말을 더욱 단단해진 발바닥과 함께 온몸으로 느껴보자. 다시 돌아오기로 하고 약속을 지키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러너로 돌아오는 능력' 또한 달리기를 꾸준히 하려면 필수적인 능력이다. 회복이 필요할 때는 도약을 위해 잔뜩 웅크리자. 



도약을 위해 잔뜩 웅크리자




<거의 매일 10km, 5000km를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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