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이 되어가는 우리 기업들의 선택
앱이나 제품의 텍스트는 한글이든 영어든 간결하고 명확하게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로컬라이제이션에서 있어서는 여전히 '번역'이라는 블라이드 스팟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리소스가 풍부한 대기업들이라면 번역보다는 카피라이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것 같지만,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여전히 '번역'을 선택하고 있다.
어제 영국인 남편의 공인인증서 받기 위해 국민은행 영어버전의 앱과 한참 씨름했다. 국민은행 앱에 들어가면 'Get a Certificate'이라는 문장이 가장 처음 나온다. 이는 '인증서 가져오기'라는 국문 문구를 번역한 문장이 분명하다. 문법적으로는 맞지만 일반적으로 'Get a Certificate'이라 하면 인증서 만들기/생성/발급으로 이해되기 때문에 실제 영어 사용자 입장에서는 헷갈릴 수밖에 없다. UX 콘텍스트를 고려했을 때 가장 처음 나오는 문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결국 영어를 언어로 선택하면 단순히 언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훨씬 불편하고 기능도 적은 UX가 적용됨을 깨달았다. 물론 이에 대한 안내는 전혀 없다.)
은행 앱뿐 아니라 많은 한국 출신 앱이나 서비스들이 '언어'에서 '영어'를 제공할 때, 보여주기식 뿐인 경우가 많다. 한국 제품, 서비스들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지며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번역만으로 모든 로컬라이제이션을 처리하려는 방식이 대다수이다. 단순히 한국 버젼을 번역하는 것과 영어로 카피라이팅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작업이며, 그 가치는 매우 제한적이라는 인식이 적기 때문이다.
이런 한글 텍스트 in 번역 텍스트 out식의 ‘영어 버젼’은 보통 글로벌 팀에서 번역회사에 용역을 주고받아 기술개발팀에 넘겨서 입히는 절차로 생겨난다. 이 때 번역 업체의 고객은 외국인 유져가 아니라 최종 컨펌하는 한국 기업 임원이므로 간결성과 유저 편의를 희생하더라도, 컨펀받기 안전하게 한글 버전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드므로 결과물이 탄생한다. 앱에 들어가는 문구이건, 제품에 프린팅 되는 문구이건 실제로 영어 사용자가 읽을 때의 상황, UX는 거의 고려되지 않는다.
컨펌받기 위한 만들어진 영어 텍스트는 실제 영어 사용 고객에게 어떻게 보일까? 그들에 대한 이해, 어쩌면 관심도 없이 만들어졌다는 인상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고 싶을까? 답은 분명하다. 한국 기업들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번역에서 카피라이팅으로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영어 텍스트를 단순히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카피라이팅하는 것이 중요함을 이해하고, 텍스트 in 텍스트 out 이 아닌 콘텍스트 in 카피라이팅 out 으로 로컬라이제이션의 기준을 바꿔야한다.
*헤더 사진은 by "Towfiqu barbhuiya"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