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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리아 Sep 12. 2020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일을 합니다.

  오늘은 드디어 우리 연구회가 1년 동안 준비해 온 연극대회 날이다.

  제13회 전국 학생 일본어 연극 발표대회.

  작년에는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대회를 진행하였다. 일본과 관련된 모든 행사가 취소되는 상황이었는데, 아이들이 1년을 고생한 결과를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 모든 기관이 한마음이 되어서 행사를 치러냈다. 

  올해는 무리 없이 진행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코로나 19'라는 강력 바이러스의 공습.

연일 확진자가 200명대를 유지하는 추세로 인해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선포하고 '2.5단계'를 이어서 실시하였다. 전국대회이기 때문에 서울에서부터 제주도까지 참가해야 한다. 하지만, 지역 간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고, 10명 이상의 모임이 자제되었기 때문에 대면으로 행해지는 연극대회가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1년을 준비하던 담당자와 우리 연구회 회장님을 비롯해 공동주최기관, 협찬기관 모두 이 대회를 어떻게 진행할지 걱정하게 되었고, 진행은 할 수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교육적인 차원에서 대회를 개최할 것이냐, 그렇게 개최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으로 맞는 것이냐, 방역 계획은 어떻게 세웠느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 이 대회를 취소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등등.

  상황을 보면 도저히 대회를 치를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최한다. 1년 동안 준비한 아이들을 위해서 이것만은 반드시 개최한다'라고 목표를 세우면 방법이 생긴다는 것.

  공동 주최 기관에서 '방역 계획을 세워가면서 서로 부담스럽게 대면으로 대회를 개최하는 것보다 ZOOM으로 실시해 보는 것은 어떠하냐'라고 제안하셨고, 우리 회장님께서 그 제안을 긍정적으로 수긍하시고, 연극담당 선생님의 절대적인 헌신으로 대회 준비를 진행했다.

 대회 당일, 아이들은 ZOOM으로 함께 참여하고, 작품 상영, 심사 및 대회 진행은 유튜브로 실시간 송출하는 방식이었다. 

 학생들은 각자의 학교에서 본선 영상을 촬영하여 대회 일주일 전에 연극 담당 선생님께 보내면, 그것을 모아서 촬영팀에서는 본부에 촬영 장소를 세팅하고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대회 당일, 참가하는 학생들, 부모님, 학교 관계자에 이어 그동안 우리와 연을 맺고 있었던 일본 친구들까지 일본에서 실시간으로 방송을 볼 수 있었다.

  같은 대회장에 50명 이상 제한과 가능하면 10명 이내로 모이라는 권고 사항이 있었기에 심사위원들은 1 회의실, 대회 진행팀은 2회의실에서 최소인원이 대회를 진행하였다. 모든 스텝들이 맡은 바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생방송'의 묘미와 긴장, 스트레스를 경험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리고, 관객과 이렇게 한마음이 되어서 대회의 성공을 빌어본 적 또한 처음인 것 같다. 시작 전 리허설 시간에 학생들에게 유튜브 채널을 보내고, 소리와 화면이 잘 나오는지 실시간 채팅으로 피드백을 받으면서 생방송에 들어가기 10분 전까지 조율하고 세팅을 하였다.


 인터넷 기술과 '교육'을 실천하고자 하는 한국일본어교육연구회, 공동 주최인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주대한민국일본국대사관 공보문화원과 이 대회를 꾸준히 협찬하고 있는 한국미쓰이물산(주) 관계자들의 집단 지성의 힘이 모아져서 이루어 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유튜브라는 콘텐츠의 힘 덕분에 '국제적인 마인드를 함양'한다는 취지에 맞게  한국뿐만이 아니라 일본에까지 실시간으로 방송이 되는 국제적인 대회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대회 영상을 유튜브 실시간 생방송을 진행할 스튜디오

정말 진부한 표현이라고 생각하지만,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는 말 외에 지금의 상황을 적절하게 설명할 방법이 없다. 정말 어려운 일에 맞닥뜨렸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조금씩 전진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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