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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키너 Jul 30. 2018

여행의 아침식사 '아메리컨 브렉퍼스트'

조리학과 신교수의 식탁 일기

여름휴가의 계절입니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여행을 어디로 가느냐보다 여행지의 날씨가 더 중요하고, 그리고 날씨보다 여행 동반자가 누구인가가 더 중요함을 배워 갑니다. '누구와 같이 가는가?'를 제외한  가장 중요한 것은 '숙박과 조식'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두 가지가 충족되지 않은 여행은 대부분 고행과도 같아져 제일 먼저 신경 쓰고, 체크하는 것이  '편안한 숙박과 풍성한 조식'입니다.

 처음 여행을 떠날 때와 비교하여 요즘 짐이 많이 줄었습니다. 이것저것 필요한 것도 참 많았었는데, 여행 '공력'이 상승하고 나니 가볍게 떠나서 가볍게 돌아오는 여행이 좋습니다. 스마트폰 시대가 되니 지도책과 카메라도 필요 없어지고 노트북도 가벼워졌으며, 꼭 필요한 옷가지와 생필품을 제외하고는 현지에서 구매하기 등 계획을 세워 캐리어에 짐을 많이 들고 가지 않습니다.

Red Hot Chili Peppers의 Califonication을 들으며, 고속도로를 달리는 여흥도 여름휴가의 묘미입니다.


자! 이제 달려 봅니다, 여름 휴가지로!



여행의 태동과 함께 숙박과 아침식사 'B&B'의 역사는 시작됩니다. B&B는 여행의 필수인 'Bed and Breakfast'의 약자로 숙박과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소규모 숙박시설 Inn(인, 여관 또는 여인숙)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민박이란 뜻으로 해석되는데, 요즘은 숙박과 아침을 주는 모든 숙박업소를 뜻하기도 합니다.

근대의 B&B는 공동욕실과 최소한의 편의 시설을 갖춘 비공식적이고 저렴한 장소에서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높은 수준의 편안함, 서비스 및 고급스러움을 갖춘 숙박 시설을 의미하기 시작합니다.

호텔 숙박업은 1800년대 말 프랑스 파리의 세자르 리츠호텔을 시작으로 하여, 1900년대 이후 미국의 호텔왕이라 불리는 '스타틀러'가 설립한 스타틀러호텔이 세계 최초의 현대적인 호텔로 발전하는 초석을 마련합니다. 스타틀러는 호텔의 비품들에 대한 표준화, 능률화, 합리화를 추구하여 호텔 이용의 대중화를 유도하여 여행의 숙박은 호텔이라는 공식을 세웁니다.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숙박시설은 호텔을 제외한 Motel과 Inn으로 나뉘는데, Motel은 Motor-Hotel의 약자로 운전자가 주차를 하고 하룻밤 잘 수 있는 숙박시설을 이야기하며, Inn은 주차장이 따로 없는 숙박 시설로 간단한 잠자리와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세계 제2차 대전 후, 경제는 비약적인 발전을 합니다. 각 나라별로 도시 재건이 시작되고, 고속도로는 유럽과 미국의 구석구석까지 연결되었으며, 제트 엔진 비행기의 출현은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일일생활권의 세상으로 묶습니다.  인터넷의 시대에 들어 세계는 닷컴의 시대(. com)가 되어 세계인은 점으로 연결되고,  여행은  대중화되어  공유 숙박 플랫폼 회사인 '에어비앤비'도 출현하게 됩니다.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평범한 직장인이던 브라이언 체스키(33)는 조 게비아(33), 네이선 블레차르지크(31)와 함께 airbnb(에어비앤비)를 창업합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거실에 에어 매트리스 3개를 깔고, 숙박객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민박사업을 시작한 것이 에어비앤비의 시작으로 에어비앤비란 이름도 에어베드(air bed)와 아침식사(breakfast)란 말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숙박 공유'서비스란 전문 숙박업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방을 제공하고 숙박료를 받는 시스템을 이야기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대세인 '소유의 경제'가 아닌 '공유의 경제' 시대에 맞게 숙박업체도 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가 인기 있는 숙소입니다.

요즘 세대의 인기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에어비앤비는 약진하기 시작합니다. 프랑스 파리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이고 에어비앤비 숙소가 가장 많은 곳으로,  파리에만 6만여 곳의 숙소가 있다고 하니 에어비앤비의 시장가치를 가늠케 합니다. 산술적으로만 따져도 객실 500개를 가진 메머드급 호텔이 120개가 생긴 것이니 호텔 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숙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는 2018년 현재 310억 달러(약 33조 원)의 기업 가치가 있으며 200개 국가의 81,000개 도시에서 5백만 개의 숙박시설을 보유한 플랫폼 회사로 성장하였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 체인 힐튼(219억 달러)을 제치고 2016년 숙박 기업가치 1위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요즈음은 불미스러운 일도 많아 'airbnb Horror Story'를 검색하면 에어비앤비의 다양한 폐해를 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진 (좌) 인도식 아침식사 차파티와 커리 그리고 쳐트니,  사진(우) 중동에서 많이 먹는 피타브레드와 후무스
사진 (좌) 인도네시아 스트리트 레스토랑에서 나시고랭을 볶는 모습,  사진(우) 오바마 대통령이 사랑한 음식 나시고랭


airbnb의 두 번째 'b'인 'Breakfast'(조식),


세계 각국의 아침 식사는 참으로 다양합니다.

아시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와 일본은 飯饌文化(반찬 문화)로 밥과 국 김치, 생선, 달걀 등 밥과 찬을 먹는 아침식사가 이루어집니다. 중국은 우리와 달리 만두나 딤섬을 아침으로 먹거나 지역에 따라서 죽 또는 면을 조식으로 하며 빵과 두유를 마시기도 합니다. 인도의 경우는 아침식사로 차파티(chapati)로 불리는 얇은 빵과 카레, 쳐트니(chutney)라는 과일로 만든 양념과 dahi(요구르트)를 아침밥상으로 먹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우리가 잘 아는 포(Pho) 쌀국수를 아침에 먹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오바마 대통령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라 뽑은 인도네시아 볶음밥인 '나시고랭(nasi goreng)'이 인도네의 아침 새벽길을 열어 줍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은 병아리콩으로 만든 후무스(hummus)나 요거트와 함께 얇은 빵인 라바쉬(Lavash)와 피타빵(Pita Bread)을 듬뿍 찍어 올리브 오일과 커피 또는 차와 함께 아침을 먹습니다.  



사진 (좌) 베이크드 빈스와 블랙 푸딩 스크램블등의 영국식 아침 식사,  사진(우) 간단한 베이커리와 커피로 이루어진 컨티넨탈 아침식사

유럽과 구미는 일반적으로 미국식 조찬(American Breakfast)과 유럽식 조찬(Continental Breakfast)으로 나누어집니다. 아침을 달걀과 베이컨 , 토스트와 블랙 푸딩, 차로 풍성하게 먹는 영국식 조찬(English full breakfast)의 전통을 이어받아 햄, 소시지 그리고 두툼한 팬케이크와 시리얼류, 우유와 주스까지 추가한 미국식 조찬은 전 세계 호텔의 표준 아침식사로 발전합니다. 대부분의 호텔 체인이 미국 회사인지라 그렇기도 하거니와, 풍부한 미국식 아침식사는 풍요로움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반면 유럽식 조찬(Continental Breakfast)은 '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빵류(Bread)와 '버터가 듬뿍 들어가는' 데니쉬류(Denish), 잼과 과일, 치즈와 요거트 등을 먹는 식사로 미국식 조찬보다는 훨씬 간편한 모양새를 합니다.

요즘에는 아시안 여행객이 많이 늘어나면서 아시안 테이블이 생겨나 우리나라의 김치를 비롯 일본식 된장국, 중국인들이 아침에 즐겨 마시는 두유와 만두, 밥과 죽등 아시안 사람들의 입맛도 맞추고 있습니다.  

아침 뷔페에 달걀 요리를 해주는 요리사분들이 있으면 대형호텔의 미국식 조찬이고, 간단하게 빵과 버터 과일이 차려진 곳은 유럽식 조찬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위 좌측 시계 방향으로 스크램블, 이글리쉬 머핀과 포치드 에그, 야채 오믈렛, 에그컵에 올려진 5분간 익힌 보일드 에그

휴가지에서 호텔에 숙박을 할 경우 보통 아침에는 호텔에서 아침 조식을 포함 한 상품이 많이 있어 아침을 호텔에서 먹고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 휴양지라면 한국말이 잘 통해 이것저것 물어보고, 잘 챙겨 먹을 수 있는데 비하여 해외 호텔의 경우, 언어의 장벽과 서비스 방식이 달라 아침식사를 부실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달걀 요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달걀 프라이부터, 스크램블, 오믈렛, 포치드 에그(Poached Egg)라고 불리는 수란, 찐계란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달걀로 할 수 있는 모든 요리를 서양식 아침식사에서는 구현합니다.

 

심지어는 달걀 프라이도 여러 가지 익힘 정도에 따라 구분됩니다.

써니 사이드 업(Sunny side up) : 달걀 프라이를 뒤집지 않고 노른자가 안 익은 상태,

오버 이지(Over Easy) : 달걀 프라이를 뒤집어 살짝 익힌 상태,

오버 미디엄(Over medium) : 달걀 프라이를 뒤집어 노른자를 깨지 않고 노른자를 익힌 상태,

오버 하드(Over Hard) : 달걀 프라이를 뒤집어 노른자를 깨어 완전히 익힌 상태 등으로 구별하여 먹습니다.



외국 조식 뷔페 달걀 요리 코너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Fried Eggs, Please!"하며 달걀프라이를 자신 있게 주문합니다.

그러면  요리사가 질문을 합니다. "How would you like your eggs?"(달걀 프라이를 어떻게 해드릴까요?) 즉, '써니 사이드업으로 해드릴까요? 아니면 오버 하드로 해드릴까요?'등을 의미합니다.

요리사가 못 알아 들었다 생각한 주문자는 다시 또박또박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프. 라. 이. 드. 에. 그. 플. 리. 이. 즈."

 요리사는 한번 더 묻습니다.

"How~  would~  you~  like~  your~ eggs?"

이렇게 답답한 질문과 대답이 무한 반복이 되다가, 프라이드 에그 '오버 이지'로 익어갈 때쯤 귀찮다는 듯 한국사람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That's OK!"라고 이야기하면 요리사는 이 정도만 익혀 달라는 줄 알고 '오버 이지' 상태의 계란 프라이를 건넵니다. 결국은 줄건주고 받을 건 받은 관계가 되어 상호간에 행복한 결과를 맞이하여 돌아갑니다.


조식 뷔페에서 달걀 프라이를 시킬 때는 꼭 'Fried eggs sunny side up'인지, 'Over hard'인지를 이야기해주어야 서로가 행복해집니다.


이처럼 서양에선 달걀 익힘 정도에 대한 식성의 호불호가 뚜렷합니다. 서양인의 정서에는 달걀 요리는 아침에만 먹는 요리여서 아침과 저녁이 뒤바뀐 직업인 사람들을 위하여, 또한 아침을 늦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All day Breakfast Restaurant' 도 운영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서양인들도 아침식사의 어원인 'Break_fast' '아침을 깨는' 하루의 시작인 아침 식사가 중요한 의미입니다.

 


빵과 햄, 채소 볶음을 들고 아침 조식을 먹습니다. 포피 시드(Poppy seed, 양귀비 씨)가 표면에 묻어 살짝 씹히는 맛이 일품인 터키식 베이글을 먹으며, 하루를 계획합니다. 어제 들렀던 카페에서 마신 차가 너무 맛있어 오늘 다시 가볼까도 생각합니다.

좋은 곳은 두 번 가보는 여유도 패키지여행이 아닌 '자유 여행'의 맛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해외여행을 할 때 음식 투정을 하거나 하루한끼 꼭 한식을 챙겨 먹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침을 잘 먹고 나서 나갈 채비를 하다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한국에 가면, 얼큰한 김치찌개 먹어야지! 하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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