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시작 된 다이빙! 혼나면서 다이빙을 배웠다. 우리의 마지막 다이빙은 약 2년 전 많이도 까먹었다. 게다가 한국인 강사가 이것저것 다 챙겨주는 태국 꼬따오의 다이빙 센터에서 우리는 쉽게 배워서 좋아했지만 그만큼 쉽게 까먹었다.
산소통에 호스를 연결하는 것부터 수신호까지 처음부터 차근차근 하나하나 다시 배운다.
작은 고무보트를 타고 10분 정도 바다로 나간다. 코발트블루의 바다 색깔에 또 넋을 놓았네. 뒤돌아서 입수하는 게 배 위에서 점프하는 것보다 낫더이다.
첫 번째 다이빙, 저거 저거..... 헉.... 돌고래야..... 대미친.... 9마리가 내 앞을 슝 지나갔다. 돌고래 엄청 커. 멍하니 쳐다보기만 했다고. 지금 제가 본 게 돌고래 맞줘? 최애를 우연히 마주한다면 몇 초 동안 본인이 뭘 보고 있는지 자각하지 못한다면서요? 저도 최애를 영접해본 적이 없어서 경험썰은 아닙니다만. 아무튼 내가 물속에서 본 돌고래 목격썰은 그러해요. 너무 간절한 마음이 빗어낸 환상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나폴레옹 피시에 바라쿠바도 보고 깊이 내려가지 않아도 멀리 가지 않아도 너무나 많은 어종에 론니플래닛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어.
산소통을 바꾸기 위해 육지로 나와서 잠시 쉬는 시간. 혼났다. 돌고래고 나발이고 안전이 먼저 중요시되어야 하는 스쿠버다이빙에서 우린 제대로 하지 못했기에. 언니는 처음에 하강을 잘 못해서 먼저 내려 간 다이버가 올라와서 언니 끌고 내려옴. 나는 산소 체크할 때 사인을 잘 못 줬고 뭐 이래저래 우리 자매가 손이 많이 갔을 거야. 나눠 준 그레이프푸룻은 또 왜 이렇게 맛있어. 혼나는 와중에 한입만 먹으려고 했는데 자꾸자꾸 손이 가.
두 번째 다이빙. 이번에는 하강도 둘 다 잘했는데 물이 수경에 들어가서 혼자 물 빼느냐 고생. 거북이는 식사 중. 우리는 관심에도 없음. 거북이 보는 게 쉬워서 이제 거북이 사인에 응... 그래... 무덤덤. 레몬상어도 보고 물고기 떼가 내 위로 지나가는데 뭔가 징그러웠어. 호주의 그레이트배리어리프보다 물고기가 더 많았다. 나는 물속에서 가만히 있는 게 잘 안된다. 몸이 어디론가 향하고 싶어 한다고.
라군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너무나도 멋집니다. 우린 긴장의 연속이었던 두 번의 다이빙 후에 거하게 식사를 하고 노을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를 정리합니다. 언니는 그 와중에 더 이상 다이빙은 못하겠다고 합니다.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앞으로 차차 나아질 거라고 언니를 다독입니다.
매일매일 이 시간마다 라군에 나가 노을을 구경합니다. 어제오늘 노을의 모습이 다 다릅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다이빙을 잘해서 이 시간이 반성의 시간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후일담 토크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