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PIER
; 어쩌다 얻어걸렸지만
떠나고 싶은 도시
한 달 살기 하고 싶은 도시
MTG Hawke's Bay는 박물관이자 미술관인데 2시간 동안 잘 놀았다. 정말 별 기대 없었는데. 마오리 전통 댄스 영상도 보고 작은 도서관은 인테리어가 굉장히 예뻤다. 넒은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풍경도 좋았고 70-80년대 의상도 입어 볼 수 있는데 언니랑 까르르까르르 서로 안 어울린다고 지적 질하면서 초딩처럼 놀았다. 그러다가 우리한테 맞는 의상이랑 모자도 발견했는데 나 검은색 챙 있는 클래식한 모자 잘 어울린다~ 사진을 보여줄 건 아니지만 텍스트로 자랑해야지. 언니의 로마 공주 모자가 제일 웃겼음. 역시 잘 어울리는 것보다는 웃긴 게 우리 스타일. 언니는 발레복도 입어 봤다. 그냥 웃겼다. 아이들 데려오기 참 좋은 박물관이구나.
네이피어 시내는 랜드마크가 없어서 딱 하나를 꼬집어서 이거!라고 말할 건 없는데 다들 아기자기 분위기가 참 고풍스러우면서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카도 많아서 더 정이 가는 도시이다. 서점 직원들의 리뷰가 적혀있는 책들이 가득한 서점은 여행 잡지 소개에서나 봤지 실물로 본 게 처음이었네. 도움이 필요한지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물어봐 주고 손님이 들어올 때마다 정겹게 인사해 주는데 손님들이 주로 마을 사람이다 보니 다 아는 분위기여서 그게 또 부러웠다. 가구 가게도 인테리어 소품집도 하나하나 다 특색 있고 스트리트 하나만 걸어도 반하게 되더라고.
책에 소개된 네이피어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하이킹 말고 와이너리 투어를 하자고 해서 우리의 여행 동선이 바뀌게 되면서 추가하게 된 도시인데 가장 좋아하는 도시가 되어버렸다. 기대하지 않아서 그 감동이 더 컸고 직접 와보기 전에는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다고 또 느꼈다.
뷰 뭐야 뭐야 등산하기 굉장히 쉬운 코스인데도 전망이 이렇게 좋으면 사람 설레잖아요. 산들이 초코송이 같아. 파란 하늘에 흰 구름에 산들바람. 언니는 감자칩만 있으면 딱이라고. 나는 귤이요.
뭐지? 이 합성 같은 사진은? 운전하느냐 고생이 많다. 동생한테 혼나느냐 고생이 더 많은가? 그래도 우리 언니 많이 커서 이제 운전하면서 노래도 듣는다. 차선 변경할 때 사이드 미러 대신 백미러를 봐서 주변 차의 클랙슨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