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피어에서 웰링턴으로 향하는 길 중간쯤에서 1박을 하고 남쪽으로 내려간다. 해발 900m 이상까지 올라가서 내려온다. 언니는 구불구불길 이렇게 마스터했다. 지켜보는 사람도 참 조마조마한 난코스였다. 무사히 코스를 종단하고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려고 하는데 방송이 나오더라. 근데 그게 나를 위한 방송일 줄이야. 내가 주유한 돈을 지불하지 않아서 주유하기 직전 주유소 안에 있는 편의점에서 프리페이드로 선결제를 해야 주유가 가능하다고. WHAT? 뭐라고요? 제가 먹튀를 했다 뭐 이런 건가요? 일단 주유를 마치고 고객센터에 전화한다. 자자 내가 4월 8일에 기름값을 안 냈다고 하는데 우리 15일부터 렌트를 했는데요?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우리가 렌트하기 직전에 같은 차를 렌트한 그 인간이 주유값을 내지 않았고 차량의 정보가 주유소 쪽에 보내져서 먹튀가 불가하도록 선결제만 하게 된 것이었다. 입국 기록을 보면 해당 날짜에 우리가 뉴질랜드에 있지도 않았고 렌트 계약서를 봐도 그 날짜에 렌트한 사람이 우리가 아닌 것이 명백하다 했으며 이 사실을 렌터카 업체에 알릴테니 해결 바란 다고 했다. 그 뒤로 렌터카 업체에 전화해서 사건에 대해 보고 하니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고 이 문제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게 처리하겠다는 다짐을 받았다. 그리고 우리는 다음부터는 주유하는데 별 어려움 없었다. 세상 살다 별 일도 다 겪네.
그리고 미술관을 들렸는데 주차문제로 언니와 내가 사인이 맞지 않아서 또 언성이 높아졌다. 왜 이 차는 후방 카메라가 없는 것이냐. 웰링턴으로 들어가기가 이리 힘든 것이었나. 2D 지도로 보니 위아래로 있는 고속도로에 감이 잡히질 않는다. 날도 어두워진다. 밤길 운전은 절대 안 돼. 도로에 차도 왜 이렇게 많은 것이야. 고속도로 길을 잘못 빠져나와서 다시 고속도로로 진입. 둘 다 땀 삐질 흘려가며 집중. 제대로 출구를 찾아 나왔는데 숙소에 도착해서 주차하는 것 때문에 또 언성이 높아졌다. 큰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이번엔 제대로 유치한 말싸움이 붙었다. 네가 운전해라. 내가 그만큼 시간을 갖었으면 언니보다 낫겠다. 물론 숙소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배 따뜻하고 여유 생기니 미안하다고 서로 사과. 아 언니랑 안 싸우고 싶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