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뽀라리 Aug 09. 2020

7. 발리 : 결국 다시 왔다.

여전히 그리운 나의 인생 맛집

IBU SRI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인생 맛집이 있다. 나는 그것을 2014년도에 발견했다. 바로 꾸따에서. 이곳이 없었다면 나의 앞으로의 발리 여행에서 꾸따는 무조건 스킵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맛있는 숯불 닭구이 (Ayam Bakar)를 먹어본 기억이 없다. 이건 숯불 닭구이 중의 최고가 아니라 모든 음식 중의 최고이다.

4년 전 서핑을 마치고 숙소를 복귀하다가 현지인이 우글우글 거리는 집을 발견한다. 구이 냄새가 튀김 냄새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가격이 저렴하고 닭은 평타 치니 먹어보기로 한다. 내 동공은 확장되고 그 자리에서 닭구이 한 접시를 추가로 시켰다. 그 뒤로 매일 이 집을 찾았다. 하루에 두 번 찾아가기도 했지. 난 원래 뭐 하나에 꽂힌다고 해서 한 음식만 고집하는 스타일은 절대 아닌데 이곳에서는 그랬다. 닭튀김보다는 닭구이 추천. 닭튀김은 아는 맛인데 닭구이는 기대 이상 상상 그 이상이다.

닭구이에 발라진 소스는 매콤한데 분명 인도네시아 음식 같은데 한식 같다. 동남아의 향신료 강한 음식을 못 먹는 언니도 허겁지겁 이 소스 기가 막힌다고 한다. 저 빨간 토마토 고추 소스는 같이 나오는 생오이를 찍어 먹으면 되는데 이 소스 역시 맵다. 밥에 샐러드까지 나오는데 한 접시에 천오백 원 (IDR 18,000). 이거 미친 거 아니니? 닭구이 반 정도를 먹으면 혓바닥이 매워온다. 걱정하지 말라. 과거에는 이곳에서 생과일주스도 팔았는데 이제는 없더라. 하지만 가게 바로 앞 리어카에서 생과일주스를 판다. 가격은 단돈 500원. 개인적으로 아보카도 주스와 수박 주스, 멜론 주스 추천. 주스가 싫다면 가게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리어카에서 밀크티를 사 온다. 이건 700원.

가격은 과거와 비슷했고 여전히 손님은 많지만 외국인은 없었다. 당연히 영어는 안된다. 손짓과 발짓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자. 닭 날개를 원한다면 손으로 파닥파닥 거리고 닭 다리를 원한다면 본인의 다리를 가리키면 된다.

아! 와이파이도 되더라. 에어컨은 없다.

난 사실 발리를 좋아하지는 않은데 두 번 다시는 안 찾을 것 같은데 이 집 때문에 발리 여행을 고민하게 될 정도.

오늘 하루 열심히 먹었거든요. 하루에 두 번의 식사를 했는데 매 끼마다 밀크티-숯불닭구이-주스-튀김(땜빼라는 튀김 존존맛. 같이 주는 작은 고추랑 같이 먹으면 느끼함 ZERO)-문어숯불구이 이렇게 코스로 먹었는데 하루 종일 식비가 1인 만 원이랍니다. 그리고 이 먹거리는 모두 하나의 스트리트에 있어요. 우린 거길 테이스티 로드 Tasty Road라 부르죠.

작가의 이전글 7. 발리 : 내가 호갱이라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