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하는 나에게
살며시 다가와
소리 없이 손잡으며
뱅긋이 웃어주던
너
나는 크레스티드 게코를 키운다. 모두 11마리, 키운 지는 어느덧 거의 1년이 되었다. 이 작은 생명들을 맞이하기까지 1년 넘게 공부했다. 사육 환경은 어떤지, 적정 온도와 습도는 얼마인지, 무엇을 먹여야 하는지 하나하나 알아보았다. 생명은 소중한 것이기에, 확실히 알고 키우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처음 크레스티드 게코를 접했을 때, 그 존재는 나에게 강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뭉툭한 혀, 눈꺼풀이 없는 눈, 그리고 다른 도마뱀과 달리 한 번 잘린 꼬리는 다시 자라나지 않는 특징까지. 입가가 살짝 하얘 입술처럼 보이는데, 머리 각도에 따라 방긋 웃는 얼굴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미소 띤 모습은 보면 볼수록 귀엽다.
퇴근 후 딸과 아내가 건네는 안부 인사의 미소만큼은 아니지만, 크레스티드 게코를 바라보는 시간 역시 나에게 작은 평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