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기다렸겠구나
월말마다 물을 줘야는데
시들어진 너의 잎사귀가
아프다는 신호였었구나
나는 다육식물 하월시아를 키운다. 오늘 낮, 방 한구석에서 말라가는 하월시아를 보고 결국 물을 줬다. 며칠 전부터 잎이 쪼그라들고 색도 흐려졌지만, '아직 괜찮겠지' 하며 미뤄두고 있었다. 바싹 마른 마사토 위로 물이 스며들자, 그동안 참고 있던 숨을 이제야 쉬는 것처럼 흙과 돌이 조용히 젖어들었다. 단순한 관리였을 뿐인데, 이상하게도 마음 한쪽이 늦게 알아챈 미안함으로 찔렸다.
다른 다육이들은 햇빛이 부족하면 바로 티를 내지만, 하월시아는 말없이 버틴다. 그래서 더 덜 들여다보게 되고, 물 주는 날도 점점 불규칙해진다. 아낀다고 생각하면서도, 조용하다는 이유로 방치해 온 셈이다.
처음에는 씨앗부터 키우며 매일같이 들여다봤다. 아무 변화도 없는 흙 위를 보며 괜히 헛짓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주 작은 초록 점이 보였고, 그 순간부터 이 식물은 장식이 아니라 '기다려서 만난 존재'가 되었다.
나는 하월시아 중에서도 특히 만상과 옥선을 좋아한다. 식물이라기보다는 살아 있는 조형물처럼 느껴지는 모양 때문이다. 만상은 돌기둥처럼 뭉쳐져 솟아오른 모양이고 옥선은 일직선으로 정렬한 단정한 모양이다. 그 두 종류를 더 좋아하는 탓에 화분도 다른 하월시아에 비해 특별한 것에 심어 놓았다.
하월시아는 관리가 쉬운 식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방치에 가깝게 대해야 잘 산다. 그런데 오늘 물을 주며 생각했다. 정말 나는 예전처럼 하월시아를 아끼고 있는 걸까? 조용하다는 이유로 신호를 늦게 알아챈 건 아니었을까? 하월시아를 키운다는 건 결국, 생명을 돌본다기보다 시간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일에 가깝다. 오늘 내가 준 물은 식물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라, 어쩌면 나 자신에게도 필요했던 신호였는지 모른다.